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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빈 의장의 절치부심 [thebell note]

정유현 기자공개 2018-12-14 08:32:42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3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이사회 의장에게는 '은둔형 경영자'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공식 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권 의장이 빠짐없이 등장해 힘을 실어준 게임이 있다. 바로 온라인 MMORPG 장르 게임 '로스트아크'다.

로스트아크는 2011년 개발을 시작해 7년간 1000억 원이 넘는 개발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단일 게임 매출에 90% 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스마일게이트 그룹의 매출 다변화를 위해 가장 공들인 프로젝트다. 권 의장은 2014년 로스트아크 중간 제작 발표회에 참석하더니 4년 만인 지난 9월 출시 전 간담회까지 등장해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권 의장은 2008년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의 성공 이후 다양한 신작 개발 및 신사업을 추진했지만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 공식 석상에 등장하지 못했던 것도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 2014년 모바일 플랫폼 강화 차원에서 선데이토즈를 인수하고 조직을 쪼개 개발 및 유통 자회사를 출범시켰지만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를 빼고는 모두 적자 상태다.

한때 스크린골프 사업에도 진출했지만 쓴잔을 마신 후 사업을 접었다. 악재가 반복되며 권 의장의 리더십도 흔들리는 듯했다. 지난해 권 의장은 이사회를 결성했고 각 계열사의 전문 경영인들에게 사업 권한을 위임하며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로스트아크 프로젝트는 인내심을 가지고 품고 갔다.

인고의 노력 끝에 로스트아크가 지난 11월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이 게임은 첫날 동시 접속자 수 25만 명을 기록했다. 이후 지속적인 이용자 유입으로 동시 접속자 35만 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국내에서 PC MMORPG 장르 게임이 20만 명을 넘으면 최고 기록으로 평가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

그동안 권 의장은 로스트아크 팀에게 직설적인 비판을 날리는 등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론칭 성공 소감을 묻자 한 직원은 "올해는 종무식에서 권 의장이 (게임 성공 후 )어떤 말을 할지가 가장 궁금하다"라고 할 정도다.

물론 초기 흥행에 성공했지만 로스트아크가 제2의 크로스파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서비스 성공으로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어야 한다.

게임 업계는 권 의장이 스마일게이트의 제2의 전성기를 이끌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권 의장은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중국 게임 시장에서 또 다른 대박 신화를 쌓으면 한국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쾌거가 될 것이다. 스마일게이트 내부에선 7년간 고생한 직원들에게 사기 진작 차원의 보너스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투자와 성공, 보상으로 이어지는 게임 산업의 선순환이 재연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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