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 전력PU 최다승진 'ESS 힘싣기' 송원표 부사장 등 4명, 저가수주 지양·먹거리 발굴 과제
심희진 기자공개 2018-12-19 08:02:00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8일 10: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중공업이 전력PU(Performance Unit) 소속 인사 4명을 2019년 승진자 명단에 올렸다. 전체 사업부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최근 수년간 효성중공업은 저가수주 증가, 빈번한 설계변경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왔다. 수익성이 높은 고전압차단기를 중심으로 체질개선을 도모하는 한편 신성장동력인 ESS(전력저장장치)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전력PU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17일 임직원 7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확정했다. 전년(5명)과 비슷한 수준의 인사 폭이다.
올해 실시된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전력PU 부문의 약진이다. 총 7명의 승진자 중 4명이 전력PU 소속이다. 3개 PU(전력·기전·건설) 가운데 가장 많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송원표 차단기 및 신송전 사업 총괄(전무)이 부사장으로 △유호재 국내영업 및 웰딩솔루션 담당(상무)이 전무로 △박정호 창원공장 초고압변압기 설계 담당(상무보)이 상무로 △최영식 부장이 상무보로 각각 진급했다.
이번 인사의 방점은 수익성 회복에 있다. 지난해 효성중공업은 매출 2조2500억원, 영업이익 6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64% 감소했다. 올해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중공업 부문의 누적 매출은 1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10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해외에서 따낸 변압기, 차단기 등의 저가물량이 실적에 반영된 탓이다. 최근 수년간 효성중공업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중동지역 수주 부진을 극복하고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수익성이 낮은 프로젝트에까지 참여했다. 이로 인해 수십억원대 영업손실을 떠안아야 했다. 잇단 설계 변경, 배송 지연, A/S(사후서비스) 발생 등도 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들어 중공업 부문이 해외 수주실적에만 집착한 탓에 내실이 망가졌다"며 "중동지역 등에 수출한 변압기가 불량으로 판정받고 반품되는 사례가 늘었고 수리, 재배송 등을 거치는 동안 수익성이 계속 하락했다"고 말했다.
효성중공업은 체질개선을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부실계약을 지양하고 수익성이 좋은 고전압차단기(GIS)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에 승진한 송 부사장이 차단기 분야 전문가인 만큼 인도 등 해외에서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압직류송전시스템(HVDC)을 비롯한 신제품을 육성하는 데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1985년 효성중공업에 입사한 송 부사장은 20여년간 기술연구소 분소전력팀에 몸 담은 R&D(연구개발)·설계 전문 엔지니어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효성중공업의 핵심 거점인 경상남도 창원공장에서 차단기 사업을 주도했다. 2013년 본사로 자리를 옮긴 후엔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차단기 및 신송전 사업도 총괄하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인 ESS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도 효성중공업의 숙제로 꼽힌다. ESS는 발전량이 가변적인 신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사용하는 데 꼭 필요한 설비다. 최근 정부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약 64기가와트)가량 늘리기로 하면서 ESS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신재생에너지용 ESS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하거나 전력 계통에 공급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해 주는 PCS(전력변환장치)와 ESS 운영 프로그램인 PMS(전력제어시스템)를 자체 개발한 덕분이다. ESS 시장은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수주 여부를 좌우한다. 효성중공업의 경우 핵심 기기인 PCS를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선점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9월까지 ESS 사업에서 2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3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효성중공업은 40여년간 축적된 중전기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ESS 관련기기 개발에 주력해 업계 1위 자리를 지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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