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커진 메리츠화재, 건전성 '평균이하' [보험사 건전성 리뷰]②RBC비율 200% 턱걸이…자본확충 불구 작년말 대비 10%p 개선 그쳐
신수아 기자공개 2018-12-24 09:04:32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0일 08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화재는 GA(독립대리점)를 통한 매출 전략으로 보험업계의 영업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중위권에 머물렀던 메리츠화재의 신계약은 어느새 업계 1위를 추종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보유 계약이 늘어나면서 위험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고 건전성 지표는 업계 평균을 밑돌고 있다.메리츠화재는 지난 2015년 이후 장기보험 중심으로 상품 전략을 운영해왔다. 2015년 말 기준 4조4000억원 규모였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이듬해 4조7000억원으로, 지난해엔 5조원 규모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전년동기와 비교해 12.3% 증가한 2조 7454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의 이 같은 성장은 장기보험의 매출 창구로 GA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영향이 컸다. 과거 3년간 메리츠화재의 GA채널 의존도는 눈에 띄게 확대됐다. 손해보험협회 모집형태별 원수보험료 통계자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대리점 비중은 2015년말 50.06%, 2016년말 52.71%, 2017년말 55.08%까지 순차적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57.48%, 8월말 기준 57.83%까지 증가했다. 단 통계상 '대리점' 항목엔 GA를 포함해 전속으로 운영되는 개인 대리점 등도 포함되어 있어 대리점 비중이 GA 채널의 절대 비중을 의미하진 않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적극적인 영업 정책은 메리츠화재의 입지를 변화시켰다"며 "저조한 신계약 성장률에 대한 업계의 고민에서 메리츠화재는 자유로웠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메리츠화재의 누적 보장성인보험 신계약 성장률은 61%로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
그러나 건전성 지표에 대한 고민은 감출 수 없었다. 보유 계약이 늘어나며 리스크 부담도 커졌다. 2년 사이 지급여력기준금액은 3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이 가운데 보험위험액이 1500억원 증가하며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현행 지급여력기준금액은 보험위험액·금리위험액·신용위험액·시장위험액·운영위험액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보험위험이란 보험회사의 고유 업무인 보험계약의 인수와 보험금 지급과 관련 발생하는 위험이다. 보험계약시 예상했던 위험보다 실제 지급 시 위험이 커져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가능성을 의미한다. 보험가입이 늘어날 수록 익스포져는 커지고 보험위험액 규모도 늘어난다.
실제 메리츠화재의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업계 평균을 밑돌고 있다. 2016년이후로 평균치를 넘어선 전례가 없다.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RBC비율은 가용자본을 의미하는 지급여력금액을 요구자본인 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눈 값이다.
2016년 상반기 말 메리츠화재의 RBC비율은 255.3%, 당시 손보사 평균은 269.1%, 전체평균은 288%를 기록했다. 2017년 상반기 203.8%를 기록한 이후 메리츠화재의 RBC비율은 200% 아래로 떨어졌다. 메리츠화재의 RBC비율이 200%의 고지를 넘지 못하는 동안에도 업계 평균치를 200% 중반을 맴돌았다.
올 들어 메리츠화재는 두 차례에 걸쳐 자본 확충을 단행했다. 지난 2분기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으며, 7월 메리츠금융지주를 대상으로 700억원의 유상증자를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두차례에 걸친 자본확충에도 RBC비율은 지난해 연말 대비 약 10%p 가량 개선되는데 그쳤다. 향후 리스크 산출 기준이 고도화되면 RBC비율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또 다시 20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후순위채의 자본인정 비율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 후순위채의 경우 잔존만기 5년부터 매년 20%씩 자본 인정액이 차감된다. 쉽게 말해 10년물의 경우 5년째까지 발행액 전부 자본으로 인정받고, 만기 6년째부터 자본인정 비율이 점차 줄어든다는 의미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3년 9월과 2015년 9월에 각각 2460억원(7년 만기), 1000억원(10년만기)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약 186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의 잔존만기가 3년 이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동인기연, 필리핀 바타안경제특구청과 협력 강화
- [i-point]태성, 임대공장 계약 "복합동박 장비 초도물량 대응"
- [상호관세 후폭풍]중국·베트남 생산비중 높은 HS효성, '고관세' 영향 불가피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동국산업, 손익 '엇박자'…영업흑자에도 순손실 300억
- [Red & Blue]무상감자에 관세 전쟁까지...'신저가' 찍은 KG모빌리티
- [석유화학 숨은 강자들]유니드, 고ROE와 상반된 PBR…중국공장 신설효과 기대
- [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에스엘 이사회 '오너 3세' 주축…'역할 분배' 뚜렷
- NH증권 점프업리그, 해외로 확장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KG스틸, 그룹내 '유동성 창출' 중심 부상
- KB국민은행, 가판대 대폭 조정…한·중 펀드에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