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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문장 확대' KB금융, 회장 후보군 경쟁 시작 내부 후보군 컷오프 기준 '충족'…'포스트 윤종규' 바로미터 될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9-01-02 07:56:00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8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사업부문장에 앉히면서 차기 회장 후보군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CEO들이 사업부문장을 맡게 되면서 KB금융 이사회의 회장 내부 후보군 컷오프 기준을 충족하게 됐기 때문이다.

사업부문 실적을 통해 계열사 CEO 성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윤 회장이 향후 KB금융을 이끌어갈 적임자 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27일 조직개편과 경영진 인사를 단행하면서 사업부문장을 기존 3명에서 7명으로 늘렸다. 우선 디지털·IT·데이터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디지털혁신부문이 신설되고 허인 KB국민은행장이 부문장을 맡았다.

보험부문과 개인고객부문도 새로 만들어지며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과 이동철 KB카드 사장이 각각 부문장을 맡게 됐다.

또 중소기업을 담당하는 SME(Small & Medium Enterprise)부문이 신설됐으며 신덕순 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그룹 전무가 겸직한다. 기존의 자본시장부문장과 WM부문장, CIB부문장은 각각 박정림 KB증권 사장, 김영길 KB국민은행 WM그룹 전무, 오보열 KB국민은행 CIB고객그룹 부행장이 맡았다.

KB금융 주력 계열사 CEO
▲사진 왼쪽부터 허인 KB국민은행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자본시장부문을 신설하고 KB증권 사장에게 맡긴데 이어 은행·보험·카드 CEO들도 사업부문장을 맡았다는 것이다. 이번 인사로 주력 계열사 CEO들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기준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KB금융 상시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 2017년 회장 내부 후보군 컷오프 기준과 관련해 △그룹내 2개 이상의 회사 및 업무 분야를 경험하고 △계열사 대표이사 또는 3년 이상의 부행장급이어야 한다고 정한 바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계열사 CEO들이 사업부문장을 맡으면서 회장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하게 됐다"며 "외부 후보군을 포함해 폭 넓은 인재풀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WM부문장과 SME부문장의 경우 전무 직급이라는 점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부행장으로 승진한 오보열 CIB부문장 역시 향후 차기 회장 인선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3년 이상의 부행장급'이란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선 이번 인사로 회장 후보군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데다 허인 행장을 비롯해 양종희·이동철·박정림 사장은 윤종규 회장의 신임을 받는 핵심 인물인 탓이다. 특히 신한금융그룹을 제치고 KB금융이 리딩금융그룹로 도약하는데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금융 회장 후보군 기준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해 11월 취임한 후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국민은행이 관료적이고 형식적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렸고, 금융권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디지털금융 바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KB금융그룹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양종희 KB손보 사장은 '포스트 윤종규'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스스로 고사했지만 지난 회장 인선 과정에서 최종 3인의 후보군에 포함되기도 했다. 양 사장은 올해 시장 악화에도 불구하고 KB손보의 실적 하락폭을 최소화 하면서 연임에 성공했다.

이동철 KB카드 사장은 지주사 전략기획부, 경영관리부 등 요직을 거치면서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 등 그룹의 주요 인수합병(M&A)에 관여해왔다. 카드 수수료 인하 등 녹록지 않은 업황 속에서 미래 성장 동력 발굴 및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은행과 증권의 WM부문을 총괄하면서 KB의 WM역량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WM 뿐 아니라 트레이딩, 리스크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면서 역량을 쌓아왔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사업부문장 제도를 대폭 확대한 배경에는 윤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그동안 '포스트 윤종규'의 유력 후보로 언급됐던 인물들이 보다 구체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부문 실적을 통해 객관적인 성과 평가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회장 후보군 경쟁이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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