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앞으로 다가온 '의료용 대마' 시장 [빗장 풀린 대마산업]①3월부터 희귀의약품센터서 제한적 이용, 뉴프라이드 등 사업화 노크
신상윤 기자공개 2019-01-10 08:14:32
[편집자주]
마약으로 취급됐던 대마의 의료용 사용이 가능해졌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된데 따른 것으로 올해 3월부터 대마 성분 의약품을 자가 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당장 정부가 허가한 장소에서 제한적으로 의약품 판매가 이뤄진다. 이와 맞물려 기업들도 국내 대마 사업 및 연구 확장에 뛰어들 태세다. 이제 첫발을 뗀 대마 산업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향후 시장 전망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1월 09일 10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뇌전증은 뇌신경 세포가 일시적 이상을 일으켜 발작 또는 경련이 반복되는 질병이다. 환자의 80%가량은 소아에게서 발병된다. 뇌전증의 원인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문제는 뇌전증 등 일부 희귀·난치 환자들이 대체 치료 수단이 없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뇌전증 환자의 대체 치료제로 칸나디비올(CBD) 성분이 들어간 의약품이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CBD가 대마에서 추출돼 수입과 사용할 수 없다. 2017년 세관당국은 CBD 오일을 치료 목적으로 구매한 부모 등을 포함해 관련 사건 38건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올해 3월부터 뇌전증 등 희귀·난치 환자와 가족들은 이런 걱정을 덜게 됐다. 지난해 국회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돼 대마 성분 의약품을 사용이 합법화됐기 때문이다. 신청서와 진단서, 대체 치료 수단이 없다고 판단한 소견 등을 통해 자가 치료용으로 대마 성분 의약품을 수입해 사용할 수 있다.
◇ 희귀센터 통해 '수입품' 제한적 이용
대마 성분 의약품의 사용은 합법화됐지만 환자와 가족들에겐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가 지정한 장소에서만 구입해야 하며 해외에서 허가돼 시판 중인 의약품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대마 성분 의약품 가운데 △ 식욕 부진 에이즈 환자용 'MARINOL(성분 Dronabinol)' △ 항암 치료 후 구역 및 구토 환자용 'CESAMET·CANEMES(성분 Nabilone)' △ 경련 완화제 'Sativex(성분 THC, CBD)' △ 뇌전증 등에 효능이 있는 'Epidiolex(성분 CBD)' 등에 제한적으로 수입을 허용했다. 이 마저도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이하 희귀센터)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곤 희귀센터를 방문해 의약품을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 한국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는 9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마 처방의 간소화와 폭넓은 범위의 처방을 정부에 요구했다. 의약품 신청과 수입, 공급에 길게는 2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성석 대표는 "에피디올렉스(Epidiolex)는 수입할 경우 연간 3600만원의 비용이 들지만 국내에서 처방하면 절차와 비용을 절감하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며 "의료용 대마 처방을 확대해 의료인의 진단에 따라 의료용 대마를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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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마' 산업화 가능할까
의료용 대마 합법화로 국내에서도 대마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지난해 10월 국회에선 '한국 대마산업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에 대한 첫 정책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대마 산업은 크게 의료용과 기호용으로 구분된다. 국내는 의료용 시장이 이제 발걸음을 뗐다. 반면 해외는 의료용과 기호용 시장이 확산되는 추세다.
의료용 대마는 미국(3개 주 제외)과 일본, 캐나다, 독일, 영국 등이 합법화돼 있다. 지난해 말 태국도 의료용 대마를 허용했다. 기호용 대마는 우루과이와 캐나다가 합법화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10개 주에서 대마의 기호용 시장을 개방했다. 다만 미국은 연방법에서 대마를 위험한 약물류로 관리하고 있다.
미국 대마 산업 전문 리서치 업체 '뉴 프론티어 데이터(New Frontier Data)'가 발표한 '2018~2019 대마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합법적 대마 시장은 지난해 83억달러에서 오는 2025년 230억달러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13.7%에 달한다.
국내 기업들도 대마 산업에 뛰어들었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미국에 본사를 둔 뉴프라이드는 현지에서 대마 재배와 제조, 유통 사업을 진행 중이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와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서 소매점을 내고 각각 'Royal Greens'와 'CanneraLV' 브랜드의 대마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바이오빌은 지난해 5월 미국의 자회사 '바이오빌USA'를 통해 의료용 대마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성첨단소재도 지난해 초 연구법인 카나비스메디칼을 설립하고 카이스트와 의료용 대마 연구에 나섰다. 세미콘라이트도 지난해 7월 미국 CMS센트럴과 의료용 대마 자판기 관련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키로 했다.
다만 단시간 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오남용과 불법 유통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이 대마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사업화된 것은 없다"며 "국민 인식의 개선과 사회적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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