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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실익' 크지 않은데 성사될까 지분가치 논란에 주주 의견 엇갈릴 수도…일감 몰아주기 해소는 긍정적

강인효 기자공개 2019-01-16 08:13:37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5일 10: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1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합병할 수 있을까.

셀트리온그룹의 창업주이자 오너인 서정진(사진) 회장이 최근 공식 석상에서 계열사 간 합병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합병설이 불거질 때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간 합병 계획은 없다"고 부인해 왔다. 셀트리온 합병설은 일감 몰아주기, 공매도 등의 논란이 있을 때마다 꾸준히 제기돼온 이슈다.

서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합병설에 대해 공식화했다. 서 회장은 당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들만 동의하면 언제든지 (합병을) 추진할 의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셀트리온의 합병 가능성에 대한 의견들이 엇갈린다. 셀트리온 계열사 간 합병의 실익이 얼마나 되는지도 따져야 하고 제도적 이슈, 주주들 간 이해관계 등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셀트리온, 소액주주 절반은 찬성해야 합병 의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모두 주식회사인 만큼 합병하기 위해선 양사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합병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각 회사에서 주총 출석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의결권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만 한다.

셀트리온은 소액주주의 향방이 관건이다. 셀트리온은 소액주주 가운데 절반가량이 합병에 찬성할 경우 전체 지분의 32%, 여기에 더해 서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측 지분과 우호 지분을 합하면 67.31%가 돼 합병이 가능하다.

2017년말 기준 셀트리온 소액주주 지분율은 63.97% 수준이다. 남은 3분의 1의 지분은 서 회장 측 지분과 우호 지분이다. 서 회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셀트리온홀딩스가 셀트리온 최대주주인데, 작년 3분기말 기준 셀트리온홀딩스(20.04%)와 그 특수관계인인 셀트리온스킨큐어(2.13%) 등을 포함한 서 회장 측 지분은 22.86%에 달한다. 이밖에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자회사 아이온인베스트먼트(Ion Investments B.V.)가 셀트리온 지분 12.45%를 보유 중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기관 투자자들이 키를 쥐고 있다. 지난해 5월 2일 기준 최대주주인 서 회장의 지분은 35.83%(이하 작년 3분기말 기준)이며, 서 회장의 특수관계인까지 합하면 최대주주 측 지분은 37.88%로 올라간다. 여기에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자회사 아이온인베스트먼트가 10.51%를 들고 있으며, JP모간의 사모펀드인 원에쿼티파트너스(ONE EQUITY PARTNERS Ⅳ,L.P.)가 15.02%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 지분은 32.92% 수준이다.

테마섹과 원에쿼티파트너스의 지분은 약 25% 수준이다. 두 기관 중 하나라도 합병에 찬성한다면 합병 처리는 비교적 수월해진다. 서 회장 우호 지분과 일부 소액주주의 찬성만 더해지면 된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이 모두 합병에 반대할 경우 문제가 복잡해진다.

◇합병 실익은 무엇…지배구조 변화 크지 않지만 가치 산정 논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효과는 크게 두 가지다. 셀트리온에 대한 '서정진 회장 개인의 지배력 강화'와 '논란 잠재우기' 효과다.

셀트리온그룹의 지배구조는 최정점에 서정진 회장이 자리하고 있으며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한 축은 서정진 회장→셀트리온홀딩스→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이고, 다른 한 축은 서정진 회장→셀트리온헬스케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그룹의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5.5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35.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 지분 20.06%를,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 지분 55.05%를 갖고 있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홀딩스의 지분을 절대 규모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합병 과정에서 전체 그룹에 대한 지배력에 큰 변화는 없다. 다만 셀트리온에 대한 직접 지배가 없었으나 합병 이후 합병법인에 대한 개인 지분이 발생한다.

이 경우 지분 가치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양사 간 합병 과정에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간 지분 가치 변동에 따라 서 회장에게 유불리가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분 가치를 더 높이게 되면 합병 비율 산정을 하는데 있어서 셀트리온 지분 가치가 낮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서 회장은 보유 중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으로 상대적으로 더 많은 합병법인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서 회장도 이를 의식한 듯 기자간담회에서 "합병을 내 의지로 하게 되면 '개인적 이익을 위해 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_20190108
◇일감 몰아주기에선 자유로워질 수도

셀트리온 합병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직접적인 효과는 각종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먼저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 합병하게 되면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직접적인 지분 관계가 없어 계열사가 아닌 별도의 회사로 인식된다. 따라서 양사 간 거래가 매출로 잡히면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졌다.

셀트리온의 매출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거래를 통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내부거래가 불가피한 구조다. 왜냐하면 셀트리온이 개발·생산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를 독점적으로 해외에 유통·판매하는 법인이 바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이기 때문이다. 2018년 3분기말 기준 셀트리온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바이오시밀러 판매에서 발생했다. 즉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 합병하면 합병법인 내에서 생산과 판매가 모두 이뤄지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현재는 셀트리온그룹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가 아니라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그룹 계열사격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직접 지배하고 있어 지주사의 행위제한 요건(상장 자회사 지분 20% 이상 보유)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 합병하게 되면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홀딩스를 중심으로 하는 지주사 체제의 기틀을 더욱 갖출 수 있게 된다. 서 회장이 보유 중이던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은 합병법인인 셀트리온 주식으로 전환되고,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는 이 합병법인을 직접 지배하면서 구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지배하는 효과를 얻게 되면서다.

◇합병 대신 서정진 회장 지분율 낮추는 방안도 고려 대상

단순히 일감 몰아주기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면 더 간단한 방법도 있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30% 이하로 낮추면 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처럼 자산이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은 총수 일가 지분이 상장 계열사의 경우 30%, 비상장 계열사의 경우 20% 이상이면 이들 계열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연간 200억원 또는 국내 연간 매출의 12% 이상일 때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즉 서 회장이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율을 낮추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합병에 따른 실익은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지배력 강화 효과는 크지 않고 논란 잠재우기 효과는 다른 방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서정진 회장이 합병에 대해 주주들의 의사를 묻고 있지만 반드시 합병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로펌 대표 변호사는 "셀트리온그룹의 지배구조상으로 볼 때 서정진 회장은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를 통해 셀트리온과 또 그 자회사인 셀트리온제약을, 게다가 또 다른 주력 자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직접 지배하고 있다"면서 "서 회장 입장에서는 어차피 주력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꼭 합병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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