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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3%룰 미적용' 최악은 피했다 [행동주의 펀드의 태양 공습]⑥감사 임기 남아 의결권 제한 안돼, 잠재적 리스크 요인 관측

박창현 기자공개 2019-01-21 07:42:13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7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 펀드와 대척점에 서 있는 코스닥 상장사 태양이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경영 참여 발판이 될 수 있는 '3% 룰'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3%룰은 상장사의 감사를 선임할 때 지배주주가 의결권 있는 주식의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을 말한다. 태양은 아직 현직 감사의 임기가 1년 10개월이나 남아있다. 당장은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 타깃이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경영 참여 의지를 드러낼 경우, 3% 룰은 치명적인 잠재 리스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올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태양의 속내는 복잡하기만 하다.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SC펀더멘털과 국내 페트라자산운용이 경영 참여를 선언, 주총 때 다양한 주주 제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펀드 측은 현재 썬그룹의 불투명한 지배 구조와 내부거래, 가족 경영을 문제 삼으며 태양 상장 폐지 혹은 태양-㈜세안 간 합병을 요구하고 있다. 주총 안건 상정을 위해 조만간 보다 구체적인 제안 내용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측할 수 없는 표 대결을 앞두고 있지만 태양 측이 최악은 피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바로 행동주의 펀드들이 경영 참여 통로로 적극 활용되고 있는 '3% 룰' 적용은 피했기 때문이다. 3% 룰은 상장사의 감사 선임시 최대주주가 의결권 주식의 최대 3%만 행사하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당초 규정 도입 취지는 최대주주의 경영 전횡을 막기 위함이었다. 객관적으로 감사 업무를 담당해야할 책임자를 최대주주가 자기 입맛대로 선임하게 되면 견제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지적이 반영된 조치였다.

하지만 이후 최대주주 측의 의결권이 제한된다는 점을 역이용해 행동주의 펀드들이 경영 참여를 위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진그룹 경영 참여를 선언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3% 룰에 기반한 전략을 쓰고 있다.

KCGI는 현재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핵심 계열사 ㈜한진 지분을 각각 10.81%, 8.03%씩 보유하고 있다. KCGI는 올 3월에 열리는 양사 정기 주총에서 감사 선임을 통해 이사회 진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 때가 되면 한진칼은 윤종호, 한진은 이근희 감사의 임기가 끝난다. 감사 선임 과정에서 대주주 지분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만큼 KCGI는 유리하게 표 대결을 이끌어 갈 수 있다. 3% 룰을 활용한 행동주의 펀드의 이사회 진입 전략이 효과적인 이유다.

태양

태양의 경우, 2017년 남성우 감사를 신규 선임한 덕분에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남 감사의 임기 만료일은 2020년 11월이다. 따라서 올해와 내년 주총 때까지는 3% 룰에서 자유롭다.

다만 SC펀더멘털과 페트라자산운용이 중장기적으로 태양 경영 참여에 나설 경우, 3%룰은 계속 잠재 리스크로 남아있을 수 밖에 없다. 실제 SC펀더멘털은 이미 작년 8월부터 꾸준히 썬그룹 측에 주주 환원책을 요구해 왔다. 앞서 GS홈쇼핑 주주 제안에 나섰을 때도 2년 넘게 대립각을 세웠다.

업계는 올해 주주총회가 행동주의 펀드의 전략 추이를 엿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팽팽한 표 대결이 이어진다면 설사 주주 제안 안건이 부결되더라도 중장기전을 노리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감사 교체 시기에 맞춰 우호 인사를 후보로 추천한 후 표 대결에 나서면 3% 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감사 취임은 곧 이사회 진입을 의미하는 만큼 주주 제안 수용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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