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네트웍스, 합병 계약 '캐스팅보트' [지배구조 분석]사조해표 2대주주. 반대시 매수청구가액 100억 육박…계약 해제 가능성 ↑
박상희 기자공개 2019-01-22 09:36:18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1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의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가 사조그룹 계열사 사조대림과 사조해표의 흡수합병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사조해표 2대 주주인 씨제이올리브영네트웍스가 흡수합병에 반대해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금액이 100억원에 육박한다. 이 경우 사조대림과 사조해표 간 흡수합병 해제도 가능하다.사조대림이 사조해표를 흡수합병하면 사조해표 지분 12.61%를 보유한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는 사조대림 지분 4.4%를 보유하게 된다. 매수청구권 행사가액이 현재 사조해표 주가보다 낮아 흡수합병 반대 실익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사조해표 지분 90만3000주(12.61%)를 보유하고 있다. 사조산업(23.84%)에 이은 2대주주다. 사조산업 및 특수관계인은 사조해표 지분 42.61%를 보유하고 있다.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는 2대주주지만 사조해표 경영활동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
사조해표는 신동방이 사조&CJ컨소시엄에 인수되면서 ㈜신동방의 식품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해 설립됐다. 컨소시엄 구성 당시 CJ그룹의 지주사인 CJ㈜가 보유했던 사조해표 지분을 2010년 대 초반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가 넘겨 받았다.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는 CJ그룹 3세 경영권 승계 재원으로 주목 받는 계열사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관리팀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 담당 상무가 각각 17.97%, 6.91%를 보유하고 있다.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는 크게 IT사업부문과 올리브영사업부문으로 나뉜다. IT사업부문은 CJ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정보시스템 및 전산화 업무를 담당한다. 올리브영부문은 화장품 및 건강 관련 상품 판매업을 영위한다.
CJ㈜에서 식품사업과 관련 없는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에 사조해표 지분을 넘긴 것은 자산 가치 증대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 2017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사조해표 지분은 약 100억원으로 평가돼 있다. 사조해표 합병가액인 1만626원을 감안하면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가 보유한 평가액은 약 96억원 가량이다.
사조대림에 사조해표가 흡수합병되면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는 존속법인 사조대림의 지분 4.4%를 보유하게 된다. 합병 이전에는 10%가 넘는 지분율로 사조해표의 2대 주주 지위를 누렸지만, 합병 이후 사조대림 지분율은 주요주주 기준이 되는 5% 미만으로 떨어진다. 굳이 사조대림 지분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가 반대하면 흡수합병 계약이 해제될 수도 있다. 사조대림과 사조해표는 합병회사나 피합병회사 주주가 합병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그 매수청구가액이 100억원을 초과할 경우 합병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가 합병에 반대해 보유 주식 전량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청구가액은 94억원 가량이다. 여기에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들이 합병 반대에 합류할 경우 100억원을 초과할 수 있다.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가 사조대림의 사조해표 흡수합병 캐스팅보트를 쥔 셈이다.
다만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가 흡수합병에 반대하기엔 명분이 떨어진다. 주식매수권청구권 주식매수가는 1만457원이다. 사조해표 합병가액(1만626원)은 물론 최근 주가 흐름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 18일 사조해표는 1만1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대할 경우 손해를 감수하고 주식을 넘기는 셈이 된다.
사조그룹은 흡수합병 계획을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 측과 사전에 논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사조대림과 사조해표가 흡수합병을 계약한 당일(지난 18일) 해당 내용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공시 이전에 흡수합병 계획을 알렸지만 계약 이전에 논의는 하지 않은 것이다.
이 관계자는 "흡수합병에 찬성할지 반대할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