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최정우호 6개월]미래사업 시동…'제철-비제철' 균형 성장 꾀한다①포스코케미칼 3월 출범, 미래 키워드 'W·E·S·T'
구태우 기자공개 2019-01-30 11:22:14
[편집자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7일로 취임 만 6개월을 맞았다. 포스코 역사상 최초로 비엔지니어 출신인 최 회장은 재무통이자 경영전문가다. 포스코를 100년 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데 분주하다. 최 회장 취임 후 포스코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8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이 27일로 취임 6개월을 맞았다. 포스코의 핵심 계열사를 두루 거친 그는 계열사간 합병과 조직 개편을 통해 그룹의 미래 비전을 확고히했다는 평이다. 권오준 전임 회장은 사업성이 없는 계열사를 덜어냈다.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건전성이 개선됐고, 철강 회사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최 회장은 전임 회장의 구조조정을 발판으로 포스코의 미래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수장이 바뀌면 구조조정을 통해 전임 회장 지우기에 열을 올렸다. 반면 최 회장 체제의 포스코는 구조조정보다 미래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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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미래 사업 '포스코케미칼' 주목
오는 3월 열리는 포스코 주주총회에서 포스코케미칼이 출범한다. 내화물 제조 업체인 포스코켐텍은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사명을 포스코케미칼로 바꾼다. 이번 사명 변경은 화학·탄소 분야를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키운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후 4월2일 양극재 제조 업체인 포스코ESM과 합병한다. 포스코케미칼은 합병 후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회사로 탈바꿈한다. 사명 변경과 합병 모두 최 회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켐텍은 최 회장 체제에서 급부상한 계열사다. 포스코는 친환경 전기차 부상에 따라 2차전지 소재를 신 성장동력으로 정했다. 2차전지의 핵심소재는 음극재와 양극재, 분리막, 전해액이다. 이중 음극재는 국산화율이 5% 미만일 정도로 극히 미미하다. 음극재는 충전 시 양극에서 나온 리튬이온을 음극으로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포스코켐텍은 국내 유일의 음극재 생산업체다. 정준양 전 회장 시절이던 2010년 LS엠트론의 음극재 사업 부문(카보닉스)을 인수한 게 미래 성장 동력이 된 셈이다. 음극재 생산은 포스코켐텍의 라인 케미칼 부문에서 맡고 있다. 라인케미칼 부문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6256억원(61.6%)의 매출이 나왔다. 주 고객사는 포스코와 LG화학 그리고 OCI다. 2차전지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포스코켐텍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17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4%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7.5%다.
포스코ESM은 세계 최초로 니켈 80% 이상의 고용량 NCM(니켈 코발트 망간)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양극재 중에는 NCM이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포스코ESM은 양극재 제조사 중 후발 주자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합병으로 음극재와 양극재를 동시 생산해 독보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케미칼은 출범 후 그룹 내에서 위상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전자회사를 비롯해 완성차 업체는 음극재를 전량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음극재의 국산화 비중이 높아질 경우 포스코케미칼의 성장이 확실시된다. 포스코켐텍은 2017년 348억원을 투자해 8·9호기 증설 중이다. 포스코는 현재 2만4000톤 규모의 음극재 생산능력을 2021년까지 3배 확대하기로 했다. 생산 규모를 연산 7만4000톤으로 키워 약 270만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게 목표다. 포스코ESM은 연산 9000톤인 양극재 생산 규모를 2022년까지 5만7000톤까지 확대한다. 2차전지 종합연구센터를 설립해 관련 신 기술을 개발한다. 2023년까지 2차전지 소재 분야에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매출 17조원을 달성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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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 영일만 기적 또 쓸까
최 회장이 그린 포스코의 미래는 철강 전문회사가 아니다. 철강과 비철강, 신사업의 비중을 각각 4:4:2로 균형을 유지하는 게 최 회장의 밑그림이다. 비철강부문은 △에너지 △건설 △무역 △ICT 부문이다. 현재 영업이익 중 80% 안팎이 철강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최 회장의 비전이 실현되려면 비철강 부문의 매출이 대폭 올라야 한다. 이 내용은 최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발표한 100대 과제에 담겼다. 최 회장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육성해 100년 기업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맨땅인 영일만에 제철소를 세워, 1973년 고로에서 처음으로 쇳물을 뽑았다. 이후 46년 동안 철강을 제조, 판매해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때문에 포스코의 사업 다각화에 대한 관심은 상당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만 35조원에 달한다. 든든한 실탄 때문에 업계는 포스코의 신사업과 M&A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포스코의 신 사업은 어려움이 적잖았다. 전임 회장인 정준양 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인수 합병으로 계열사를 대거 늘렸다. 이중 대부분이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포스코의 신 사업은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철강 수요 산업인 자동차, 조선, 건설 등이 부진해지면서 철강산업의 미래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3분기 매출(24조4437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2조542억원 늘었고, 영업이익(3조4469억원)은 같은 기간 동안 7929억원 증가했다. 당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불투명하다. 철강 부문의 의존도를 낮추는 게 과제다. 철강 사업의 무게 중심이 신사업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 회장은 올해 공식석상에서 '해현경장'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 10일 열린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불확실한 미래와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해현경장의 각오로 도전하자"고 말했다. 해현경장은 거문고의 줄을 바꿔 맨다는 의미로 느슨해진 점들을 고치고 개혁하자는 의도로 보인다.
2차전지 소재산업은 포스코의 한축으로 부상했다. 바이오 산업의 진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포스코는 포스텍(포항공대)의 연구 인프라를 바탕으로 바이오 산업에 진출할 가능성을 내비췄다. 포스텍은 진단 및 검사장비 연구에 강점을 갖고 있다. 간편 심근경색 진단기술, 생체조직 진단 광음향 영상시스템, 마취 심도 진단 장비 등이 포스텍의 연구 성과들이다. 포스코는 바이오 산업은 구체화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은 "(바이오 부문을) 신성장 부문의 새 영역으로 선정해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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