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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성장동력 핵 '해외 대체투자' 힘 싣는다 [하우스 분석]에너지·발전 딜 확보 초점…로스차일드 제휴기반 '제2 덩케르크' 모색

심희진 기자공개 2019-02-01 13:59:33

이 기사는 2019년 01월 31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성장동력 육성 일환으로 대체투자본부에 힘을 싣고 있다. 규제산업으로 분류되는 부동산보다는 해외 에너지·발전 인프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 수익 창출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영국 로스차일드와의 전략적 제휴를 활용해 제2의 '덩케르크 딜'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8월 IB부문에 대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기존 기업금융1본부, 기업금융2본부, 투자금융본부에 대체투자본부를 신설한 것이 골자다. 대체투자본부 산하에는 부동산금융팀과 전략투자팀이 배속돼 있다.

지난해 삼성증권에 합류한 안준상 디렉터(director·본부장)가 대체투자본부를 이끌고 있다. 안 본부장은 웰스파고(Wells Fargo),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로얄뱅크오브캐나다(RBC) 등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경력을 쌓은 투자전문가다. 현재 약 20명의 직원들과 함께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대체투자본부 구축은 신시장 개척 의지가 반영된 행보다. 전통적 투자처인 주식 및 채권시장의 성장세는 최근 수년간 주춤해졌다.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이 낮아진 데다 채권금리가 높지 않다는 점 등이 외면받는 이유로 꼽힌다. IB업계에선 주식과 채권 사이에 위치한 대체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안정성과 수익성이 모두 우수하다는 점에서 향후 대체투자가 포트폴리오 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초대형IB들은 앞다퉈 대체투자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증권에 이어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IB1본부 내 대체투자 담당을 신설했다. 올초엔 KB증권이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IB 총괄본부를 2개 부문으로 쪼갠 후 신설된 2본부에 대체투자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맡겼다.

IB업계 관계자는 "약 3년 전부터 빠르게 커진 대체투자 시장이 올해 증권가 화두"라며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의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는 부동산금융에 상당부분 치중돼 있다. 비중별로 살펴보면 부동산금융이 50%, 도로·해운 등이 35%, 에너지·발전이 15% 정도다. 삼성증권은 국내 부동산 시장이 규제산업이라는 점, 경제성장률 둔화로 예년만큼 수익성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감안해 에너지·발전 관련 딜(deal)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탄탄하게 구축된 해외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하는 것이 삼성증권의 전략이다. 2008년 리먼 사태가 불거질 당시 삼성증권은 영국 로스차일드와 협약을 맺고 글로벌 인수합병(M&A), 자산투자 시장 등에 적극 진출했다. 인도 마인드라의 쌍용자동차 인수, 중국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 등이 두 회사의 대표적 합작품이다. 10여년간 전략적 제휴를 이어온 덕분에 현재는 크로스보더(cross border) 딜 부문에서 외국계 증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에 올랐다.

로스차일드가 글로벌 에너지·발전 인프라를 가장 잘 꿰뚫고 있는 자문사라는 점도 삼성증권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다. 로스차일드는 일본 미쓰비시 상사의 호주 광산 지분매각, 동서발전의 자메이카 발전소 인수 등에 관여하며 전문성을 쌓은 바 있다. 삼성증권은 M&A에 국한됐던 협업 범위를 대체투자로 확대해 수익 창출을 꾀할 방침이다. 현재 로스차일드가 글로벌 우량자산을 매물로 가져오면 삼성증권이 이를 구조화해 판매하는 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시장이 다소 침체돼있다는 점도 삼성증권에 호재다. 경기가 어려워진 탓에 현지정부가 보유 중인 자산을 내놓는 경우가 늘고 있어 제2의 덩케르크 딜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7월 삼성증권은 글로벌 FI(재무적투자자)들과 각축전을 벌인 끝에 1조원대 덩케르크 LNG(액화천연가스)터미널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펀드형태로 구조화된 지분은 연 7%대 수익률 덕에 모두 완판됐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로스차일드와 일주일에 한번씩 컨퍼런스콜을 통해 다양한 딜을 논의하고 해마다 마케팅 전략회의도 여는 등 거의 한 회사처럼 일하고 있다"며 "연초인 만큼 여러 입찰에 참여했는데 아직은 준비단계라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전문성 제고를 위해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및 발전분야가 대부분 공기업 영역이라 인력 수급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IB부문 임원진은 인력 풀(pool)을 해외로 확대해 매주 1~2차례 면접 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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