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배당' 현대리바트도 정관변경 압력 받나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주주제안 받은 현대그린푸드와 2년 연속 지적
정미형 기자공개 2019-02-12 09:08:15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1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리바트가 국민연금의 주주 제안 다음 타깃으로 선정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국민연금이 확보한 지분이 10%가 넘고 그동안 과소배당으로 지적을 받아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현대리바트 주식 252만8388주를 보유하며 지분율 12.31%를 확보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3년 9월 현대리바트 지분 5.03%를 보유하고 있다고 처음 공시한 이후 계속해서 해당 지분을 늘려왔다.
앞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지난 8일 현대그린푸드에 대해 배당 정책과 관련한 위원회를 설치하도록 정관변경 주주 제안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진칼과 남양유업에 이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지침) 발동 세 번째 상장사로 현대그린푸드를 선택한 것이다.
국민연금이 연이어 주주 제안 기업으로 꼽은 남양유업과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국민연금이 저배당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지목한 곳들이다. 남양유업과 현대그린푸드는 배당과 관련해 국민연금으로부터 경고를 받아왔음에도 꾸준히 저배당 기조를 이어왔다.
이처럼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함께 저배당 기업을 정조준하면서 현대리바트도 국민연금의 다음 타깃이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국민연금이 과소배당 기업으로 지목한 기업 중 하나다. 특히 현대그린푸드 등과 함께 국민연금이 저배당 기업 중 최근 3년간 2회 이상 반대표를 던진 곳이기도 하다.
현대리바트는 2017년 총 13억4700억원, 2018년 총 20억1100만원의 현금배당을 해왔다. 배당성향은 각각 4.06%, 5.44%다. 현대리바트는 2014년 이래 4~5%대의 배당성향을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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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지난 4년간 현대리바트에 대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왔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6년간 현대리바트에 대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내역을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모두 6회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 중 2015년과 2016년 정기 주주총회를 제외한 4번의 정기·임시 주주총회에서 5건의 의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특히 2017년과 2018년에는 2년 연속 과소배당을 문제 삼아 재무제표 승인을 반대했다. 지난해는 이사보수한도액 승인에 대해서도 경영성과 대비 과다를 이유로 문제 삼았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6월 열린 임시주총에서는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최경란 전 사외이사가 임기 도중 물러나게 되자 그의 후임인 김개천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 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문제 삼은 것은 사외이사직이 특정 직책을 맡은 인물에게 물려주기 식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최경란 전 사외이사 역시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 원장 출신으로, 최 전 이사가 제8대, 김개천 이사가 제9대 원장이다.
다만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로 실효성을 거두진 못했다. 국민연금이 그동안 현대리바트에 대해 5건의 의안에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해당 안건 전체가 원안대로 통과됐다. 국민연금 지분율이 12.31%로 4분 1 이상에 못 미치는 데 반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0%를 넘어선다. 따라서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감사 선임 안건을 제외한 대부분의 안건은 최대주주의 뜻대로 관철시킬 수 있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재무제표 승인이나 이사 선임 등 보통결의 안건은 출석한 주주의 과반수,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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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일단 국민연금이 현대리바트에 배당 관련 정관변경 주주 제안에 나선다면 현대리바트 역시 배당성향을 올릴 것으로 관측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리바트는 현대그린푸드와 함께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이고,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실질적인 사업지주회사"라며 "따라서 국민연금이 압박에 나설 경우 현대리바트도 현대그린푸드와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난 8일 국민연금이 현대그린푸드에 주주권 행사를 시사하자 현대그린푸드는 배당성향을 두 배가량 올리겠다고 공시했다. 현대그린푸드는 배당성향을 연결기준 2017년도 사업연도 6.2%에서 지난해 13% 이상으로 2020년까지 향후 3년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현대리바트는 이날 지난해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현금 배당 결정을 공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기 주총은 다음 달 28일로, 주주 제안은 오는 14일까지 이뤄져야 한다. 상법상 국민연금이 주주제안을 할 경우 주총일 6주 전에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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