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젠텍, 진단 분야 개척…케이맥 인수로 '승부수' [제약바이오 옥석가리기]①코넥스서 1600억 시총, 코스닥 이전상장 추진…매출·수익성 개선이 숙제
조영갑 기자공개 2019-02-14 08:00:00
[편집자주]
제2의 바이오 투자 붐이 일고 있다. 한국 경제를 이끌 마지막 성장 동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수의 바이오 업체들은 국내 IPO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해 한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더벨이 '옥석'을 가려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2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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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젠텍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손미진 대표의 인사말이다. 질병 치료를 위해 먼저 필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이다.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기도 하고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수젠텍은 체외진단 분야로 바이오 산업에 뛰어들었다.
수젠텍은 2011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유비쿼터스 바이오칩 리더기' 기술을 이전 받아 설립된 곳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소기업이다.
LG생명과학 출신의 연구자들이 창업멤버다. 손미진 대표, 유승범 부사장, 김은경 연구소장이 의기투합했다. 유승범 부사장은 2014년 코스닥에 상장한 바이오시밀러 기업 알테오젠의 이사를 지내다 손 대표의 창업에 합류한 케이스다. 지난해 2월에는 알테오젠의 상장을 이끈 박종윤 이사가 CFO로 영입됐다. LG생명과학의 연구력을 기반으로 알테오젠의 상장 루트를 밟겠다는 구상이다.
수젠텍이 의료시장에 이름을 알린 것은 디지털 임신, 배란 셀프테스트 키트 '슈얼리'를 출시하면서다. 슈얼리는 여성의 융모성 성선자극호르몬(hCG) 검출 감도를 대폭 낮춰 기존의 제품에 비해 좀 더 일찍 임신 여부를 알 수 있게 했다. 함께 출시한 배란 테스터 역시 임신에 성공할 때까지 계속해서 재사용할 수 있어 난임 부부의 '필수아이템'으로 인식되고 있다.
수젠텍은 임신·배란 테스트기의 성공을 발판 삼아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전문가용 현장진단기기(POCT) '인클릭스'가 후속 제품이다. 일종의 포터블 검사 장비인데, 가령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병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발열검사를 통하지 않고, 검체를 통해 표적검사로 발병 여부를 감별해 낼 수 있는 시스템이다.
2013년부터 벤처캐피탈의 펀딩이 이어졌다. BSK인베스트먼트의 10억원 펀딩과 스마일인베스트먼트의 10억원 등 초기사업 자금으로 활용됐다. 2014년에는 SBI인베스트먼트의 20억원 펀딩과 스마일의 '연구개발특구' 펀드가 20억원을 투자했다. 2017년에 프리IPO를 진행, TS인베스트먼트의 70억원 등 총 120억원을 마련했다. 벤처캐피탈이 지분의 60.7%를 보유하고 있다.
2017년은 수젠텍의 승부처였다. 종잣돈을 마련한 수젠텍은 다중 키트분석기(Multiplex BLOT) 제조업체인 케이맥바이오센터를 인수합병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검사장비업체인 케이맥에서 물적분할돼 신설한 케이맥바이오센터를 166억에 인수했다. 케이맥바이오가 생산하는 Multiplex BLOT은 60여 명의 샘플을 2시간 만에 분석할 수 있는 속도를 갖춘 대형 진단장비로, 종합병원에서 알러지 진단장비로 사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맥의 진단장비가 이미 중대형 병원에 150대 납품돼 운용되고 있는 상황이라 인수 자체의 부가가치는 높지 않으나 기존에 구축돼 있는 인프라에 진단 키트를 결합해 시너지를 내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Multiplex BLOT은 한국에 150대를 비롯해 중국 YHLO(야훼로)를 통해 자가면역 진단용으로 약 380여대가 납품된 상황이다.
한 벤처캐피탈 임원은 "보통 의료기기업체는 파이프라인의 확장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저평가 받는데, 수젠텍의 경우는 다양한 면역반응 스트립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가 경쟁업체에 비해 다양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수젠텍은 객담채취를 대체할 혈액 기반 결핵검사와 콧물을 통한 치매 조기진단 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향후 폐암, 대장암, 위암 등 암 진단시장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 코넥스에 상장한 수젠텍은 코스닥 이전상장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시총은 1600억원 선. 지난해 11월 기술성평가를 통과하고 12월 14일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1분기 안에 이전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다만 수익성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 2년여간 인프라를 구축하는 셋업단계였다면 올해부터는 과실을 투자자들에게 안겨줘야 한다. 2017년 영업손실은 26억원, 당기순손실은 84억원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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