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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푸드, 자회사 패키지 매각 나선 배경은 생산법인으로 사실상 한몸…채무관계 얽혀있어

진현우 기자공개 2019-02-28 08:30:00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7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킨푸드가 자회사인 ㈜아이피어리스와 패키지 매각에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두 회사는 별개의 독립 법인이지만 사업 구조를 살펴보면 사실상 하나의 실체로 봐도 무방하다. ㈜스킨푸드와 ㈜아이피어리스는 각각 유통·판매업과 생산업으로 역할 분담을 확실히 구분지어 함께 화장품사업을 키워온 파트너라는 점에서 동반 매각 구조를 띌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킨푸드는 2017년 상품매입에 약 502억원을 투입했는데, 이중 99%에 해당하는 금액을 ㈜아이피어리스가 생산한 제품을 구매하는데 사용했다. 같은 기간 ㈜아이피어리스가 올린 매출액은 503억원이다. 두 회사가 동시에 회생절차를 들어와 인가전 M&A를 추진하고 있는 이유도 함께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목적과 맞닿아 있다.

만약 ㈜스킨푸드가 혼자 회생절차에 들어왔더라면, ㈜아이피어리스는 회수하지 못한 수백억원의 납품 대금을 대손충당금으로 쌓고 부도 위기에 직면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설령 ㈜스킨푸드가 투자유치 혹은 새 원매자를 찾아 회생절차를 졸업한다 해도, 제품 생산을 맡아온 법인이 없어져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잠재 투자자들은 ㈜스킨푸드와 ㈜아이피어리스 중 한 곳만을 인수할 수 있다. ㈜스킨푸드의 상표권 혹은 ㈜아이피어리스의 생산공장에만 인수 메리트를 둔다면 개별 인수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말이다. 다만 특수관계자 채무가 서로 얽혀 있는 상황과 인수 후 시너지효과를 감안한다면 패키지 인수가 단연 유리하다.

㈜스킨푸드가 갚아야 할 회생채권은 총 4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절반에 육박하는 258억원이 ㈜아이피어리스의 채권이다. ㈜스킨푸드만 인수할 경우, 원매자는 인수대금의 상당 부분을 ㈜아이피어리스 채무상환에 사용해야 한다. 회생기업 M&A 거래대금은 전액 회생채무액 상환에 사용된다.

다만 두 회사를 동시에 인수할 경우 ㈜아이피어리스 채권 상환에 들어가는 금액은 그대로 회사 계좌에 남아 추후 운전자본으로 활용할 수 있어 인수자 입장에선 이득이라는 게 업계 지배적인 시각이다. 현재 EY한영이 매각주관 맨데이트를 부여받아 인가전 M&A를 진행하고 있다. 매도자 측은 다음 달 14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받을 예정이다.

2004년 10월 설립된 ㈜스킨푸드는 자회사인 ㈜아이피어리스가 제조한 화장품을 직영점과 가맹점 등에 납품하는 프랜차이즈 유통업을 영위해 왔다. ‘맛있는 푸드로 만든 맛있는 화장품'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쌓으며, 2010년 화장품 브랜드샵 중 매출액 순위 3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화장품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급과잉이 심화됐고, 메르스(중동 호흡기증후군)와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등 대외적 악재까지 잇따라 겹치며 사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결국 ㈜아이피어리스에 물품 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이 심화돼 회생절차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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