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금리 SKT 회사채, 기관 투심 쏠린 이유는 [Deal Story]AA급 변동성 상승에 AAA 수혜…수익보다 '안정성'
이경주 기자공개 2019-03-07 09:08:42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6일 16: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들어 AAA급 회사채에 대한 기관의 관심이 예상외로 뜨거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최고 신용등급인 AAA급은 고정적 수요는 있지만 금리가 박한 탓에 평타 이상의 높은 인기를 끌지 못했던 채권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양상이다.SK텔레콤(AAA)이 6일 발행한 4000억원 규모 회사채는 역대급 금리로 책정됐다. 20년물은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래 SK텔레콤 사상 최저 금리로 산정됐다. 3, 5, 10년 물도 AAA급에선 이례적으로 개별민평 수준으로 책정됐다. 수요가 넘쳐났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AA급 기업들 신용등급 변동성이 커진 것에 주목했다. 이에 일부 기관들이 수익률을 포기하고 AA급 대신 AAA 투자 비중을 늘렸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이날 공시한 투자설명서를 통해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완료를 밝혔다. 트렌치(만기구조)별로 3년물은 1800억원, 5년물은 1200억원, 10년물과 20년물은 각각 500억원이다. 본래 모집액은 2000억원이지만 지난달 25일 진행한 수요예측이 흥행하면서 2000억원 증액이 결정됐다. 수요예측에선 총 1조1190억원이 청약에 몰려 경쟁률은 6대 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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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금리는 역대급으로 산정됐다. 20년물은 금리가 2.231%로, 개별민평보다 8bp 낮았다. 이는 2012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래 SK텔레콤 발행한 20년물 중 가장 낮은 금리다. 직전 최저 금리는 SK텔레콤이 2016년 발행한 20년물로 2.243%였다. 올해는 이보다 1.2bp 낮다.
전체 AAA급 회사채(공사채 제외)를 통틀어서도 두 번째로 금리가 낮은 수준이다. 역대 최저 금리도 같은 트리플A급인 KT가 올해 1월 발행한 20년 물(2.213%)이었다.
SK텔레콤은 3, 5, 10년물도 개별민평 수준(par)의 금리로 발행했다. AAA급은 초장기물인 20년 물을 제외하곤 금리가 기본적으로 낮아 큰 인기를 끌지 못한다. 이에 개별민평보다는 금리가 높게 책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3, 5, 10년물은 이례적으로 개별민평 금리로 산정됐다. 3년물은 2.032%, 5년물은 2.092%, 10년물은 2.18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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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업계에서도 예상을 뛰어 넘는 수요와 저금리 책정에 배경을 주시하고 있다. 각 기관들 상황과 판단이 종합된 결과라 정확한 배경 추론은 어렵다. 다만 일각에선 AA급 기업들 신용등급 변동성이 커진 것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올 초 공개한 '2019년 주요 산업전망 및 신용등급 방향성 점검' 리포트에 따르면 AA급은 전 등급 가운데 등급하향 가능성을 나타내는 '부정적' 아웃룩이 가장 많이 달려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12곳에 이른다. 자동차와 소매유통, 디스플레이 등 업황이 악화된 분야에 AA급이 다수 포진한 탓이다.
구체적으로 기아자동차(AA+)와 현대캐피탈(AA+), 현대카드(AA+), 롯데카드(AA), 롯데제과(AA+), 롯데칠성음료(AA+), 롯데쇼핑(AA+), SK이엔에스(AA+), 파주에너지서비스(AA+). LG디스플레이(AA), LG하우시스(AA-), 한국항공우주산업(AA-) 등이다.
이들은 1년에서 1년 반 사이에 상황이 현재보다 개선되지 않으면 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올 초 신용등급이 AA-로 1노치 낮아졌다. 전 등급에서 AA급이 부정적으로 등급이 변동될 가능성이 가장 큰 셈이다. 다른 등급의 경우 부정적 아웃룩 수는 AAA가 1개, A 3개, BBB 2개, BB 1개 등으로 손으로 꼽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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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등 대형 연기금은 내부규정 상 투자할 수 있는 곳이 AA나 AAA급으로 한정돼 있다. 반면 AA급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라 부득이 일부 수익을 포기하고서라도 AAA급 투자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회사채에 대한 인기는 SK텔레콤 사업안정성에 대한 시장 신뢰가 견고하다는 의미도 있다. SK텔레콤은 영위하고 있는 통신서비스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으로 정부의 규제를 받고 있어 경쟁자 진입이 극히 제한적이다. 반면 SK텔레콤은 주력인 이동통신(무선) 시장에서 시장의 절반(18년 말 기준 47.2%)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유료방송시장 개편과 이에 따른 경쟁심화로 현금흐름이 일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SK텔레콤 신용도를 흔들 수준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변동성이 높아진 일부 AA급에 대한 수요가 안정적인 AAA로 옮겨간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SK텔레콤이 10년, 20년 후에도 시장 주도적 지위를 유지할 것이란 시장의 신뢰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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