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화재, 성공적 공모채 데뷔…자본확충 '청신호' [Deal Story]공모액 2배·우호적 금리…조달 러쉬 전망
전경진 기자공개 2019-03-07 09:04:39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6일 16: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화재(A0, 안정적)가 공모채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보험사에 대한 시장의 저평가를 이겨내고 조달 예정금액의 2배에 달하는 투자금을 우호적인 금리로 확보한 점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특히 일정 수준 자본으로 인정받는 후순위채를 발행해 재무 건전성을 높인 점이 부각된다. 2022년 보험업권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장부상 부채가 증가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었기 때문이다. 공모 시장 데뷔로 향후 다수의 기관들로부터 자본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냈다.
◇공모액 2배 청약, 우호적인 금리…보험사 '저평가' 극복
흥국화재는 지난 5일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10년 만기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다. 흥국화재의 공모채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모 시장 데뷔 결과는 시장의 기대를 웃돈다. 500억원 회사채 발행에 1000억원의 기관 청약이 몰렸다. 이번 딜은 메리츠종금증권에서 단독으로 주관했다.
특히 기관들이 우호적인 가격(금리)대에서 매수 주문을 넣으면서 증액발행까지 검토하고 있다. 최근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보험사에 대한 투자를 기피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흥행'을 달성한 셈이다.
보험사에 대한 시장의 저평가는 2022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회계상 부채 증가로 비롯됐다. 새 회계기준에 맞춰 동시에 시행되는 자본 건전성 규제(신지급여력제도·K-ICS) 때문에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 압력을 더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당장 2~3년 뒤 재무 위기가 닥칠 보험사들에게 투자할 유인이 떨어지는 셈이다. 보험사들이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해도 투자 리스크를 감안해 높은 금리가 제시되는 배경이다.
어려운 보험업권 상황 속에서도 흥국화재가 최근 5년간 흑자기조를 유지한 점이 기관들의 투심을 자극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의 경우 흥국화재는 3분기 누적 기준 3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도 연간 순이익(323억원)을 조기 달성하기도 했다. 현재 회사채 시장 금리가 낮게 형성되는 가운데 흥국화재가 제시한 5%대의 수익률 역시 매력적이었다는 평가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공모액 대비 2배의 유효수효를 확보하고 증액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처음으로 발행한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다수의 기관들로부터 투자를 확보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자본 조달 창구 확보 고무적…공모 후순위채 추가 발행 계획
흥국화재는 공모 후순위채 발행으로 안정적인 자본 확충에 성공했다. 후순위채는 일정 수준 자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손 쉬운 재무개선 수단 중 하나로 거론된다.
특히 수요예측 흥행으로 공모 조달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향후 자본확충을 위해 추가적인 후순위채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 공모시장 데뷔로 대규모 자본 조달 창구를 확보한 모양새다.
흥국화재는 그동안 아쉬운대로 사모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을 충당해왔다. 지난해 11월 600억원어치 사모 후순위채를 발행한 데이어 12월에도 500억원 규모 자금을 사모로 조달했다.
하지만 사모 시장은 투자자 풀이 한정된 탓에 공모채보다 발행 규모와 만기 면에서 제약이 있다. 11월과 12월에 발행한 사모 후순위채의 경우에도 만기가 최대 6.5년 정도였다. 반면 이번에 조달한 공모 후순위채의 만기는 10년이다.
시장에서는 흥국화재의 수요예측 흥행이 향후 다른 보험사들의 공모 조달 수요를 이끌어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현대해상화재보험, 한화손해보험, KDB생명보험 등 다수의 보험사들이 시급한 자본 확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높은 금리 속에서도 후순위채와 영구채 발행에 잇따라 나선 바 있다. KDB생명보험은 이 과정에서 일부 회사채가 미매각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흥국화재의 회사채 흥행이 다른 보험사들에게 기관 투자 수요가 개선됐다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시장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문제는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인 상황"이라며 "다수의 보험사들이 올해도 공모 후순위채와 영구채 발행에 도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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