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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S, 무면허 영업 '또'…주택금융공사도 책임 [Korean Paper]커버드본드 주관사 포함…정부, 법리 검토에도 '영(令)'이 안선다

피혜림 기자공개 2019-03-11 06:41:0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8일 09: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춤했던 무면허 외국계 증권사의 한국물(Korean Paper·KP) 주관사 진출이 허술한 감시망을 틈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외화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발행 주관사 중 하나로 국내 증권 라이선스가 없는 DBS(싱가포르개발은행)를 선정했다. 지난해 말 정부의 제동으로 한동안 한국물 시장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무면허 외국계 증권사가 다시 등장하는 모습이다.

이달 한국주택금융공사는 한국물 커버드본드 발행 주관사로 BNP파리바와 DBS, ING증권, 소시에테제네랄 등 네 곳을 선정했다. 지난해와 동일하게 주관사단을 뽑았다. 앞서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10월 아시아 최초의 소셜 커버드본드를 5억달러 규모로 찍었다.

문제는 주관사단 중 한 곳인 DBS가 국내 증권업 라이선스가 없다는 점이다. 그동안 무면허 외국계 증권사의 한국물 영업은 빈번했지만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의 제안으로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가 법리적 검토에 들어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라이선스 없는 외국계 증권사가 금융당국 사정권에 들어오자 당시 라이선스 없는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했던 수협은행과 KEB하나은행은 해당 증권사를 빼기도 했다.

증권업 라이선스는 시장에서 꾸준히 논란이 됐던 영역이다. 국내에 있는 외국계 증권사는 각자 확보한 라이선스에서 요구하는 자본금을 채운 후 한국에서 영업을 진행한다. 법규에 맞는 수준의 인력을 채용하는 것은 물론 금융당국의 감독권 아래 놓인다.

DBS의 등장으로 무면허 증권사의 한국물 영업이 사실상 허용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금융당국 측은 법적으로 제한된 건 국내 영업에 국한됐다는 입장이다. 해외에서 이뤄지는 부분은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조항 등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법적 허용 여부를 떠나 법률 자체의 타당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발행사를 상대로 영업을 해 국내에서 수익을 올고 있는만큼 납세 의무는 물론 금융당국의 감독 영역 아래 놓이는 게 적합하다는 것이다. 라이선스가 없는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주관 수수료가 홍콩 등 해외 법인으로 입금돼 국내에서 과세가 이뤄지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주관사 선정 방식이 일반 공기업과 다른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통상적으로 한국물 발행 추진 시 발행사는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돌려 주관사를 선정한다. 반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입찰 공고를 띄워 증권사의 제안을 받는 공개입찰 방식으로 주관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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