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3월 11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푸마(Puma)와 아디다스(Adidas)는 뿌리가 같다. 독일 뉴렌베르크 근처의 작은 마을 출신 다슬러(Dassler) 형제가 1차 대전 후인 1924년에 ‘다슬러 형제 제화공장'이라는 이름으로 창업한 것이 시초다. 당시 유럽의 유일한 스포츠화 제조업체였다. 형제의 이름은 각각 루돌프(Rudolf)와 아돌프(Adolf)였고 아돌프의 별명이 아디(Adi)였다. 아돌프 히틀러 출현 이후 독일에서 아들 이름을 아돌프로 붙이는 부모는 없어졌지만 당시에는 흔한 이름이었다.형제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 경기장에 스파이크화를 잔뜩 넣은 가방을 들고 나타나 미국대표팀의 육상선수 제시 오웬스에게 자기들의 신발을 사용하도록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오웬스가 4개의 금메달을 따자 형제의 사업은 번창했다. 2차 대전 때까지 매년 20만 켤레를 판매했다.
형제는 둘 다 나치당에 가입했다. 루돌프가 좀 더 열성 당원이었다. 정치적 이견 때문에 두 사람의 사이는 조금씩 멀어지다가 1943년 연합군 폭격 때 결정적인 계기가 온다. 아디가 연합군의 폭격을 피해 방공호로 피신하면서 먼저 와 있던 루돌프에게 "망할 자식들이 또 왔네"라고 말했는데 연합군 폭격기를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루돌프는 자신과 가족을 가리키는 말로 오해했다. 루돌프는 나중에 SS대원이라는 혐의로 미군에 체포되기도 했다. 루돌프는 아디가 밀고한 것으로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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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에서 같은 사업을 했기 때문에 두 회사는 바로 극심한 경쟁을 벌였다. 축구구단도 각 회사가 지원하는 두 개 팀이 결성되어 경쟁했다. 두 회사의 신발은 월드컵과 올림픽에서도 치열하게 경합했다. 1954년 월드컵 우승팀인 서독팀이 아디다스를 신으면서 아디다스가 앞서나갔다.
두 형제는 끝까지 화해하지 않고 타계했는데 같은 묘지에 묻혔지만 서로 최대한 거리를 두고 매장되었다고 한다.
푸마는 루돌프의 2세들이 승계했다. 1986년에 기업을 공개했고 루돌프의 2세들은 1989년에 회사 지분을 스위스의 리버만(Cosa Liebermann)에 매각했다. 2007년에는 오늘날의 케링(Kering)인 프랑스의 PPR이 푸마 지분의 27%를 취득해서 인수 의사를 비쳤다. 푸마의 이사회는 PPR의 푸마 인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PPR은 지분을 60%로 높혔다. 케링의 푸마 지분은 86%까지 올라갔다가 2018년에 주주들에게 이익을 분배하기 위해 70%를 처분해서 지금은 16%다. 케링의 지배주주인 아르테미스가 29%로 최대주주가 되었다.
아디다스도 2세에게 승계되었다. 1987년에 아돌프의 2세가 사망한 후 프랑스의 사업가 버나드 타피에게 매각되었다. 1992년에 회사가 어려워져서 거의 도산할 뻔 하자 주채권자 크레디리요네가 출자전환을 하기도 했다. 2018년 초 현재 아디다스는 기관투자자들이 지분의 87%를 소유하는 전문경영인 회사다. 독일 주주들의 지분은 11%에 불과하고 48%를 북미지역의 주주들이, 18%를 영국 주주들이 소유한다.
아디다스는 1997년에 살로몬을 인수해서 스키, 골프, 사이클로 제품영역을 확장, 경쟁사 영국의 리복(Reebok)을 추월했다. 그러나 살로몬은 2005년에 핀란드의 아머스포츠에 매각되었고 아디다스는 2006년에 글로벌 1위 기업인 미국의 나이키(Nike: 기관투자자 지분이 82%다)와 경쟁하기 위해 38억 달러에 리복을 인수한다. 아디다스가 34% 프리미엄을 얹은 리복 인수를 발표하자 리복 주가는 30%, 아디다스 주가는 7% 급등했다.
현재 푸마와 아디다스는 나이키, 언더아머와 함께 글로벌 4대 스포츠 브랜드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형제가 결별하지 않았더라면 나이키보다 더 컸을지, 아니면 결별과 경쟁으로 오늘날이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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