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4년 만에 최저 배당 배경은 순익 절벽에 대규모 투자, 재무 부담 가중 맞물려
박기수 기자공개 2019-03-12 08:39:46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8일 17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순익 절벽'에 마주했던 에쓰오일의 배당금이 대폭 축소됐다. 배당금 총액으로 따지면 4년 만에 최저 배당이다. 통상 순이익의 절반가량을 배당해오던 에쓰오일은 올해 배당성향을 3할대로 낮췄다. 수조원이 들어가는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앞두고 재무 건전성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7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150원, 우선주 1주당 175원을 배당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작년 연중 지급한 중간배당금(보통주, 우선주 1주당 600원)을 합하면 연간배당금 총액은 874억원이다. 작년 에쓰오일은 258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배당성향은 34%다.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외치는 에쓰오일은 최근 40% 이상의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해왔다. 1조2054억원의 순이익을 벌었던 2016년의 경우 총 7219억원을 배당하면서 60%에 육박하는 배당성향을 기록하기도 했다.
34%의 배당성향은 지난해 실적·배당을 공시한 309개 기업 평균 배당성향인 21.2%보다 높은 수치다. 다만 에쓰오일이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과 비교했을 때는 움츠러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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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성향이 낮아진 이유는 현재 에쓰오일의 재무상태에서 찾을 수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몇 년간 약 4조8000억원의 자금을 들여 '숙원사업'인 RUC(잔사유 고도화 설비)·ODC(올레핀 다운스트림 설비) 사업을 진행해왔다.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면서 재무 부담도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에쓰오일의 부채비율은 146.7%다. RUC·ODC 프로젝트를 시작하던 2015년 말 부채비율 100%와 비교했을 때 46%포인트 높아졌다. 3년간 부채총량만 약 4조원이 늘어났다. 반면 자본총량은 약 1조원에 늘어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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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금 관련 지표를 살펴봐도 재무 부담이 가중됐음을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에쓰오일의 총 차입금은 6조3937억원이다. 현금성자산을 차감한 순차입금만 5조1448억원에 달한다. 전체 자산대비 차입금 비중인 차입금의존도는 37.5%, 자기자본 대비 순차입금 비중인 순차입금비율은 75.56%이다. 2015년 말과 비교했을 때 차입금의존도는 4.2%포인트, 순차입금비율은 58.93%포인트 높아졌다.
여기에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로 2023년까지 추가로 5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상황에서 추가적인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정제마진 감소로 순이익이 내려앉은 상황과 재무 현황이 맞물려 낮은 배당성향이 나왔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 배당은 투자 계획과 재무 건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집행한다"면서 "올해는 재무건전성 개선에 포커싱을 맞춘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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