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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너티, 현대카드·커머셜에 영향력 확대하나 지분 25% 보유, 비토권·사외이사 추천권 2명 확보

조세훈 기자공개 2019-03-20 11:10:51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5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에 투자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어피너티는 1대 주주는 아니지만 투자 조건으로 비토권과 2명의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했다. 어피너티는 확보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개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은 자사 지분 25%를 보유한 어피너티에 비토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관개정안을 이달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이번 정관 개정은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주주로 참여한 어피너티와의 계약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다. 주주간 계약에 따르면 특별결의의 경우 소수주주가 지명한 이사 1인의 찬성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여기서 소수주주는 어피너티를 말한다. 앞서 어피너티는 지난해말 1411억원 규모의 현대커머셜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 25%를 확보했다.

특별결의 항목은 연간예산 및 사회계획의 수립 및 변경, 주식의 발행·소각, 회사의 합병·제휴·해산, 영업의 양도, 계열회사 및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기업공개(IPO) 등이 담겨있다. 이사회 내 위원회의 설치·변경, 위원의 선·해임, 위원회에 대한 권한의 위임 등 인사권도 포함됐다.

또 주주간 계약을 통해 어피너티측 사외이사는 현대커머셜 이사회 내 모든 소위원회에 참여하도록 했다. 기업 경영 전반의 의사결정에서 사실상 어피너티의 동의 또는 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이사회 구조가 짜여진 셈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독자적 결정이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서 현대카드 역시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 간 계약에 따라 어피너티에 비토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정관 개정을 실시했다. 어피너티는 지난 2017년 싱가포르투자청(GIC), 칼라일그룹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GE캐피탈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 24%를 매입했다.

현재 현대커머셜 지분은 현대차 37.5%, 정명이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브랜드 부문장 25%, 정태영 부회장 12.5%, 어피너티 특수목적회사(SPC) 25%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카드 주주구성은 현대차(37%), 현대커머셜(24.5%), 어피너티 등 FI(24%), 기아차(11.5%) 등으로 이뤄져있다.

다만 투자금융(IB)업계는 어피너티와의 계약이 일반적인 계약 형태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25% 내외의 지분 투자로 비토권을 얻는 일은 흔하지 않다"며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정, 금융계열사의 업황 부진 등이 겹쳐서 불리한 협상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상법상 주총 특별결의 비토권을 갖으려면 3분의 1 이상의 지분율이 필요하다. 상법 434조에 따르면 특별결의는 출석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가 있어야 가능하다.

어피너티는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에 2석의 사외이사 추천권도 얻었다. 현재 현대카드 이사회에는 박영택 어피너티 회장과 이상훈 어피너티 코리아 대표가 참여하고 있다. 현대커머셜에는 정익수 어피너티 부대표가 선임됐으며 오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어피너티측 인사 1명이 추가로 선임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이 '비토권'을 내주면서까지 어피너티의 지분투자를 받은 것을 두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어피너티 입장에서는 업황 부진이 이어진 카드산업과 커머셜에 지분투자해 얻을 실익이 적다. 특히 사양산업인 신용카드사를 기업공개(IPO) 하면서 엑시트가 가능한 공모가격을 마련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데도 현대카드에 투자를 단행했다.

현대커머셜 관계자는 "비토권을 부여하는 사항은 지분율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며 "주주간 계약상 합당한 수준으로 나온 내용"이라고 말했다.

현대커머셜 지분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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