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운 KB국민카드, 기대 못미친 수익성 [카드사 마케팅비용 분석] ④ 마케팅비용 축소 불구 점유율 유지·순익 증가 여부 과제
조세훈 기자공개 2019-03-29 10:00:00
[편집자주]
잇단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손익보존을 위한 카드업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마케팅 비용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만큼 매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수익성은 그만큼 악화되고 있다. 더벨은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 현황을 살펴보고 경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5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기는 기회다.' 잇단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업권 전체가 얼어붙을 때 KB국민카드는 공격적 영업 전략을 택했다. 지난해에는 경쟁업체인 신한카드, 삼성카드보다 일회성 마케팅비용을 더 지출하며 고객을 모집했다. 출혈적 지출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당기순이익은 감소했으나 자산과 시장점유율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수수료수익이 크게 늘면서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다만 올해부터는 금융당국이 마케팅비 사용 축소를 주문하면서 영업 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카드업권의 '출혈 경쟁'을 부추겼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마케팅비 없이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과제로 주어졌다.
◇양적 성장전략 수립한 국민카드, 3년 새 마케팅비 80% 늘어
국민카드는 일찍부터 양적성장에 집중해왔다. 지난 2015년 적격비용 재산정으로 업권 전체적으로 연간 6800억원의 수수료 수익 감소가 이뤄지자 수익성 방어가 주요 과제로 주어졌다. 다른 카드사들처럼 내다 팔 주식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배당금도 받을 처지도 아니었던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카드가 내세운 전략이 미래성장기반 투자 확대였다. 미래성장의 핵심은 시장점유율 확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인하된 수수료율을 방어하겠다는 전략이다.
주요 수단은 마케팅비 확대였다. 국민카드는 지난 2015년 마케팅비용으로 6521억원을 사용했다.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에 이은 업계 4위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마케팅비를 대폭 늘린 국민카드는 2017년 9722억원, 2018년 1조1824억원의 마케팅비를 집행했다. 지난 3년 사이 마케팅비 증가율은 81%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업계 2위인 삼성카드보다 더 많은 마케팅비를 사용했다.
눈여겨볼 점은 통상 '출혈 경쟁' 지표로 사용되는 기타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기타마케팅은 신차를 살 때 캐시백을 해주거나 아파트 관리비 납부시 할인을 해주는 등 카드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투여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국민카드의 기타마케팅 비용은 2015년 2017억원, 2016년 2285억원, 2017년 2936억원, 2018년 3341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3년 사이 증가율은 65%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업계 1위인 신한카드보다 기타마케팅 비용을 더 지출하며 출혈 경쟁을 이끌었다는 눈총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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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외형적 지표를 기준으로 평가할 때 국민카드의 공격적 마케팅 전략은 성공적이다. 국민카드의 자산은 2015년 16조1418억원에서 지난해 20조3410억원으로 3년 동안 29% 증가했다. 특히 점유율이 대폭 상승하며 규모의 경제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카드의 신용판매 기준 시장점유율(M/S)은 2015년 15.01%에서 지난해 16.60%로 증가했다. 지난해 신판 기준 시장점유율에서 현대카드를 넘어선 국민카드는 삼성카드를 바짝 뒤쫓고 있다.
◇시장점유율 확대 → 수수료 수익 증가 …마케팅비 사용 자제에 경영전략 수정 불가피
시장점유율 확대와 자산 증대는 수수료 수익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국민카드의 수수료 수익은 2015년 1104억원, 2016년 923억원, 2017년 1328억원을 기록하며 널뛰기를 하다 지난해 급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수수료 수익은 26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룬 덕에 효율성이 증대됐으며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발급대행(약 260억원), 캠코 매각 이익(370억원)이 추가로 발생한 덕분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전년 대비해서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모집비용은 감소해 효율성이 높아졌다"며 "여기에 캠코로부터 받은 일회성 이익과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발급대행 이익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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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손충당금이 늘어나면서 점유율 확대만큼 손익은 늘지 않고 있다. 오히려 2015년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카드의 대손충당금은 지난 2015년 2466억원, 2016년 2491억원을 기록하다 시장점유율이 1%p 오른 2017년 3372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지난해 역시 영업자산 증가와 새 회계기준 도입(IFRS9)으로 대손충당금이 전년(3372억원)보다 27% 늘어난 4290억원을 기록했다. 대손충당금 증가로 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전년의 2968억원보다 줄어든 2866억원을 나타냈다.
국민카드는 올해부터 마케팅비 사용 전략을 다소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난 3년간 30% 내외를 유지한 기타마케팅 비중을 올 1월들어 21.6%로 줄였다. 금융당국이 가맹점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줄일 것을 요구한 데다 수수료 부문 수익성이 저하될 것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결국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도 시장 점유율을 사수할 수 있을지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권 전체가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추세이기에 국민카드의 점유율 변동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기타마케팅 비용 축소, 점유율 유지, 손익 증가라는 세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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