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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금융 실적 편중 심화…균형 맞추기 '숙제' ⑤한국투자증권, 베트남 등 크로스보더 활약 기대

최익환 기자공개 2019-04-03 07:40:30

[편집자주]

인수·합병(M&A) 자문 시장에서 국내 토종 IB들은 여전히 변방이다. 외국계 IB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은 곳들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대여섯 곳이 전부다. 이들 국내 자문사들은 외국계 IB가 점령하고 있는 M&A 시장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벨은 증권사 IB 하우스별 현황과 전략을 총 다섯편에 걸쳐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2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더벨 인수금융 리그테이블 선두를 차지했다. 한국콜마의 CJ헬스케어 인수와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거래 등에 금융을 조달하며 성과를 차곡차곡 쌓은 결실이었다. 새해 들어서는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금융 제공까지 완료하며 올해 성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의 M&A 거래자문 실적은 인수금융에서에 비해 부족해 보인다. 지난해 총 세 건의 거래를 자문하는 데에 그쳤기 때문이다. 자문 시장에서 반전을 노리는 한국투자증권은 중소 상장사와 동남아 등 해외 시장 M&A 자문으로 손을 뻗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인수금융만큼 거래자문에서도 실적을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인수금융 대비 초라한 M&A 자문…종합 서비스로 반전 도모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거래 자문 실적은 총 세 건. 이마저도 한 건은 자사의 인도네시아 증권사 법인 인수를 자문한 것이어서, 실제 자문을 완료한 건수는 △동부렌터카 △가야산샘물의 매각자문 두 건에 불과하다.

반면 인수금융 실적은 돋보였다. 지난해 8건(9042억원)의 실적으로 더벨 리그테이블 인수금융 1위를 차지하며 대형 거래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인수금융 실적은 △ ADT캡스(공동주선) △CJ헬스케어(공동주선) △한국콜마 리파이낸싱(단독주선) 등 대형 거래에 집중됐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M&A 자문 실적이 아쉬울 법도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여유롭다는 반응이다. 국내 시장에서 외국계 IB가 대형 거래를 독식하며 증권사들이 M&A 관련 부서를 축소하거나 폐지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인수금융을 담당하는 기업금융 부서와 거래 자문을 수행하는 조직을 통합하며 신규 M&A 거래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업금융 종합서비스'를 컨셉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 증권사가 강점을 보여온 IPO와 청약·공시 등 서비스와 인수금융 등 솔루션을 M&A 자문과 결합하겠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IB 전 부문의 역량이 시너지를 내는 데에 방점이 찍혀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하미영 이사는 "토종 증권사 IB 기능을 유지하는 데에 M&A 등 자문업무가 필수적"이라고 말하면서 "외국계 IB의 활약과 기업 인하우스(In-House) 역량 강화로 어려워진 것은 분명하나 증권사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 개척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 조양훈 본부장 구심점…'키맨' 이중헌 상무 활약

한국투자증권의 M&A 자문역량은 IB 3본부에 결집돼있다. 조양훈 IB 3본부장과 이중헌 상무를 필두로 이한규·정진곤·하미영 세 이사가 인수금융과 거래자문 실무를 주도하고 있다. 그간 인력 구성에 큰 변동이 없어 강력한 조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IB 3본부를 이끄는 조양훈 본부장은 삼일PwC 출신의 회계사다. 지난 1996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동원증권에 합류한 이래 23년간 한 직장에 몸담아온 조 본부장은 지난 2017년 본부장으로 발탁됐다. 그동안 인수금융 등 기업금융과 자문분야에서 동시에 쌓은 역량이 감안된 인사였다.

조 본부장을 보좌해 실무 전 과정을 책임지는 이중헌 상무는 그간 시장에서 인수금융 업무에 매진해왔다. 이 상무는 지난 2016년 출범한 M&A·기업융자부에서부터 인수금융과 M&A 자문을 총괄해왔다. 특히 지난해 국내 M&A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ADT캡스와 코웨이 M&A 성사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무를 주도하는 것은 이한규·정진곤·하미영 세 명의 이사급 인력이다. 2016년 한국투자증권에 합류한 이한규 이사는 △삼일PwC △CDIB 캐피탈 △IBK투자증권 등을 거치며 투자 관련 업력을 쌓아왔다. 옛 우리투자증권을 거친 정진곤 이사는 수협은행에서 4년간 인수금융 업무를 담당한 뒤, 지난 2016년 한국투자증권에 합류했다. 하미영 이사는 지난 2000년 동원증권에 합류한 뒤 19년간 M&A 자문부서에 계속 재직해왔다.

이중헌 상무는 "기업금융 분야는 증권사 다른 분야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곳"이라며 "그간 인력구성에 큰 변동이 없었고 강력한 조직력을 뒷받침해주는 구성원들이 있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 전략적 타깃 '베트남'…크로스보더 M&A 마중물 기대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M&A 자문분야에서 반드시 반등한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한국투자증권이 선택한 곳은 베트남이다.

그간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기업금융 강화를 위해 공을 들여왔다. 현지 법인의 커버리지(Coverage) 부서를 확대해 고객 유치는 물론 현지 금융사 인수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2010년 베트남 EPS증권을 인수한 한국투자증권은 인수 당시 70위권이던 현지 법인을 최근 10위권 증권사로 성장시켰다.

IB 3본부 역시 올해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크로스보더(Cross-border) M&A를 성사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1980년대 중반 개혁개방 정책 이후 30여년이 지난 베트남 기업들 역시 최근 승계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 진출을 노리는 국내 기업들의 현지 기업 인수를 도와 도약을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 집중하는 한편 동남아시아 현지 M&A 시장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올해는 베트남 등지에서 크로스보더 거래를 자문해 국내 기업과 현지 기업 모두가 찾는 하우스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IB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에서도 대기업이 나오는 등 시장경제가 성숙하며 M&A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기업을 성장시킨 오너가 은퇴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자유로운 생활을 꿈꾸는 2세가 기업을 물려받지 않으려 해 기업을 내놓으려는 수요도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평했다.

지난 2005년 동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합병으로 출범한 현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기준 자산규모 43조6456억원, 자기자본 4조5456억원을 가진 대표적인 토종 IB다. M&A자문과 인수금융 등 기업금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온 한국투자증권은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진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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