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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사 동아탱커, 자율적 구조조정 눈앞 나용선계약 변경, 금융기관과 협의 교착

진현우 기자공개 2019-04-05 08:01:03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4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 해운사 동아탱커가 법원에 자율적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2010년경 조선·해운업 전반에 걸친 불황으로 한진해운과 삼선로직스, 대한해운 등이 회생절차를 신청할 때에도 꿋꿋하게 살아남았던 동아탱커가 결국 법원 문을 두드린 셈이다. 동아탱커가 법원의 ARS 허가를 받게 되면 회생에 앞서 최대 3개월간 채권자들과 자유롭게 구조조정 방안을 협의할 수 있다.

4일 해운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동아탱커는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자율적 구조조정 프로그램(ARS)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아탱커는 화주와 체결했던 나용선계약 내용이 변경되면서, 선박금융을 지원한 금융기관들과도 계약 변경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 다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교착 상태에 빠졌고, 법원의 중재 역할을 기대하고 ARS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산업 특성상 막대한 선박금융에 따른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이유도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2018년 12월 기준 동아탱커는 13척에 대해 소유권이전조건부 나용선계약(BBCHP)을 체결하고 있다. 선주는 국내 금융기관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DAT PACIFIC ETERNITY다. 나용선계약은 선박소유자가 용선자에게 선박을 제공하고, 그에 따른 용선료를 지급받는 일종의 선박임대차계약이다. 용선자(동아탱커)는 사실상 선박에 대한 지배권을 가지고 본인 책임 하에 선박을 운영해 수익을 얻게 된다. 이런 형태의 선박금융은 많은 국가에서 세제상의 혜택을 부여받아 널리 통용되고 있다.

2006년 설립된 동아탱커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89.1%를 보유한 이종명 동아탱커 회장이다. 동아탱커는 탱커선과 벌크선을 통한 매출액 비중이 각각 30%, 13% 가량을 차지한다. 탱커선은 석유 운송을, 벌크선은 곡물·철광석·석탄 등 포장하지 않은 화물을 그대로 적재할 수 있는 화물전용선이다. 탱커선과 벌크선 모두 시장 수요가 있을 때마다 비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서비스로, 선사와 화주 간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완전경쟁 시장으로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아 운임료는 운송원가와 무관하게 시장 수요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동아탱커는 현대글로비스 등과 벌크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통상적인 계약기간은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9년이며, 기간만료 시 재용선하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동아탱커는 2019년 매출액 1530억원, 영업이익 357억원을 기록했다. 한때 선종 다변화와 공격적인 영업으로 매출액 2948억원, 영업이익 486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에 올랐지만, 이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8%, 26% 빠지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동아탱커가 속한 해운업은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중국의 초고도 성장에 힘입어 최대 호황을 경험했다. 당시 연평균 10%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던 중국은 원유,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했고, 이로 인해 해운업이 수혜를 입은 것이다.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발틱운임지수(Baltic Dry Index·BDI)가 20분의 1로 추락한 후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BID지수는 해상을 통해 물건을 운반하는데 들어가는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일종의 ‘해운 운임료'다. 경기침체로 물동량(수요)은 급감한 반면 호황기에 기발주된 선박이 과도하게 공급된 것이 전반적인 업황 악화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동아탱커
출처: 회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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