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4월 08일 0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신증권이 지난해 말 대기업 회사채 영업을 전담하는 커버리지본부를 신설했다. 대기업과 네트워크를 강화할 방법을 고민한 결과 회사채에서 답을 찾았다. 당장 대표주관은 어렵더라도 인수단에 이름을 올리고 수요예측에도 참여하면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계획이다.대신증권은 KB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사 위주로 편성된 시장에서 회사채 인수·주관 업무에 적극 나설 수 없었다. 투자은행(IB) 영업을 수행할 기초 체력을 다지지 못한 영향이 컸다. 대신증권은 오너 경영 증권사로 대주주 지분율이 낮아 유상증자조차 어려웠다. 자기자본 대신 고객의 위탁금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해야 했다. IB 경쟁력은 점점 떨어졌다.
그러는 사이 대기업, 금융지주사가 증권업에 뛰어들고 증권사 간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대부분 자기자본 규모를 늘려가며 기초 체력을 키웠다. 자본을 활용해 기업 간 빅딜에도 나설 수 있었고 당시 맺은 인연은 지금까지도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회사채 시장의 판도가 쉽게 바뀌지 않는 이유다.
대신증권은 IB 부문을 강화하기 기업공개(IPO) 시장부터 공략했다. 이 대목에서 메가박스가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해 대신증권을 포함한 8곳의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점은 상징적이다. 대신증권이 IPO 시장에서 확실히 '플레이어'로 각인됐음을 방증하는 사건이다. 대신증권은 IPO부를 부활한 지 6년 만인 2018년, 리그테이블 대표주관 2위를 기록하며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반면 회사채 주관 실적은 초라하다. 지난해 부채자본시장에서 40조원 이상의 비금융 일반 회사채(SB) 물량이 쏟아졌지만 대신증권은 단 2건의 딜을 맡아 71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시장점유율은 0.18%에 불과하다. 올해 회사채 인수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1분기에만 2018년 연간치(3100억원)에 준하는 2750억원을 기록했다.
대신증권은 IB 업무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커버리지본부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IB 업계에서는 대기업 네트워킹 구축이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올리는 지난한 작업이라고 일컫는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신 한 번 형성된 네트워크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대신증권 같은 새로운 플레이어가 형세를 뒤집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역전의 기회가 오지 말란 법은 없다. 회사채 시장은 올해도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대신증권이 회사채 영업을 강화할 수 있는 최적기가 될 수 있다. 지난해 IPO 영역에서 보인 선전을 부채자본시장에서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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