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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방천 회장, 공모펀드 자존심 지킬까 [thebell note]

최필우 기자공개 2019-04-22 08:38:44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7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 전성시대다. 사모펀드 설정액이 공모펀드를 넘어선 지도 오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사모펀드 설정액은 356조원으로 공모펀드와 차이를 더 벌리고 있다. 대다수 개인투자자는 최소 1억원이 필요한 사모펀드에 가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공모펀드를 대안으로 여기지는 않는 분위기다.

패권이 사모펀드로 넘어간 건 공모 운용사들의 부진 때문이다. 공모 운용사들은 한때 탁월한 수익률을 내세워 조 단위 자금을 끌어모았지만 외형이 커진 펀드를 잘 관리하지 못했다. 증시가 빠질 때마다 '좋은 주식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는 논리도 통하지 않고 있다.

펀드 시장의 신화로 존경받는 강방천 회장의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역시 흔들렸다. 간판 매니저와 마케팅 담당 대표가 잇따라 회사를 떠난 게 직격탄이었다. 6조원에 육박했던 운용 자산은 1조원대로 주저 앉았고 실적은 적자를 간신히 면하는 수준으로 고전하고 있다. 큰 규모의 일임 자산을 회수하는 기관투자가가 늘어나면서 강 회장의 운용 철학이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반론도 있다. 간판 펀드의 장기 트랙레코드가 부각되면서다.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1(주식)'은 지난 16일 기준 3년 수익률 43.64%로 같은 기간 글로벌주식형 평균을 15.53%포인트 웃돌았다. 대세 상승장 후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는 등 장이 빠르게 변하는 와중에 선전했다. 10년 수익률은 283.63%로 평균보다 2배 높다.

에셋플러스운용의 성과는 '소수펀드 원칙'에 기인한다.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식으로 펀드를 남발하지 않고 기존 펀드에 역량을 결집시켜 위기를 극복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주식형펀드 종류는 단 4개에 불과하다.

강 회장은 이달 초 직접 언론을 불러 놓고 '에셋플러스슈퍼아시아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1(주식)'이 마지막 액티브 주식형펀드가 될 것이라 선언했다. 투자 지역을 넓히되 기존 펀드 운용에 해를 끼치지 않을 수 있는 마지노선을 정한 것이다. 단기간에 운용 자산을 늘리려 트렌드가 바뀔 때마다 새 펀드 설정에 치중하는 운용사들과 차별화되는 행보다. 여전히 에셋플러스에 기대를 거는 이유 중 하나다.

사모펀드 고객 중에는 개인투자자가 49인으로 제한되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투자자 개개인을 신경써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펀드가 제대로 운용되기만 하면 투자자 수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소수 펀드에 집중하는 에셋플러스운용의 신의성실 원칙이 공모펀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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