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4월 16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가 만든 '그룹 CIB 역량강화 TFT'는 지난주 논의를 끝마쳤다. 3주간 지주를 중심으로 우리은행과 우리종합금융의 유관부서가 모여 시너지를 낼 방안을 모색했다. 우리은행은 IB 역량을 충분히 갖춘 만큼 이번 TFT는 우리종금의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이 많았다.우리종금의 자산 규모는 2조원에 불과하지만, 우리금융은 종금업 라이선스의 활용 가능성에 주목했다. 종금사는 은행이 못하는 증권업무와 증권사가 못하는 예대업무를 할 수 있다. 옛 우리금융그룹에서 떨어져 나간 우리파이낸셜, 우리F&I 등의 빈자리를 메울 수도 있다. 캐피탈 및 부실채권(NPL) 투자업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외화업무 라이선스를 통한 국제금융업무는 덤이다.
일부에서는 '팔색조' 우리종금을 속히 증권사로 전환하자고 주장한다. 국내 유일한 전업 종금사이기에 시장 자체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금융당국에 종금업 지원을 요청하거나 영업을 확장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M&A 없이 우리종금을 단독으로 증권사 전환할 경우 대형 증권사들과 경쟁해 승산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되레 소득없이 종금업 라이선스만 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적당한 매물이 나올 때까지 우리종금의 능력을 키워 그룹 내 협업 체계에 활용하는 게 어떨까. 일찍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힌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업종 간 경계를 허무는 '매트릭스(Matrix)' 체제를 구축하는 추세다. 반면 우리금융은 지난 1월 출범해 이제 막 M&A를 시작한 후발주자다. 그마저도 지주사 전환으로 한동안 자본확충에 제약을 받고 있다.
당장은 매트릭스 체제를 꾸리기 어려운 우리금융도 종금업 라이선스를 활용해 다양한 업권과의 협업 체계를 미리 경험할 수 있다. 이는 추후 증권사, 캐피탈사 등을 지주 체제로 편입한 뒤에도 단기간 내에 시너지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이 그룹 차원에서 이득이 될 거라는 게 중론이다. 중소형사였던 메리츠증권이 종금사와 합병한 이후 대형사로 성장한 사례도 있다. 다만 지금은 증권사 전환 여부와는 별개로 그룹 내에서 우리종금만이 할 수 있는 혹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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