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무기 농협은행 미얀마 법인, 흑자전환 [은행 해외법인 경영분석] 소액대출법인 설립 배경, 연 24% 소액대출잔액 80억 돌파
손현지 기자공개 2019-04-26 09:20:01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3일 1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의 1호 해외법인인 미얀마법인(농협파이낸스미얀마)이 작년 흑자전환했다. 저금리를 앞세운 농업 특화 상품으로 현지 고객들을 유치한 점이 실적개선에 주효했다.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농협파이낸스미얀마의 당기순이익은 5억7200만원으로 전년(-4억8000만원)에 비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순익규모는 하나은행(20억원)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2년 남짓되는 영업기간이나 자산규모(221억원)를 고려하면 좋은 실적을 거둔 셈이다. 이는 대표적인 신용대출상품인 '아그리론'이 연 24%의 비교적 낮은 금리를 책정해 경쟁력을 갖춘 덕분이다.
미얀마에서는 개인이 은행(1금융권) 대출을 받는 것이 쉽지 않다. 은행 대출금리는 연 평균 13% 수준이지만 소액대출을 받는 국민은 10%에 불과하다. 돈이 필요한 서민들은 비은행권(2금융권)이나 금리가 연 60%에 육박하는 사금융권(사채)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연 30%대에 대출해주는 소액대출사업은 현지인에게 일종의 서민금융으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 은행인 우리·국민·하나은행 도 소액금융에 대한 자금수요가 높은 미얀마를 타깃으로 MFI(소액대출법인)을 설립한 배경이다.
그러나 현지서 연 30% 이하의 신용대출 금리를 책정한 건 농협은행 뿐이다. 농협파이낸스미얀마는 농업관련 소액대출에 대해 연 24%의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타 금융회사가 법정 최고금리(연 30%)에 맞추는 것에 비하면 최소 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대출기간도 일반 신용대출이 1년인 것과 달리 6개월로 설정했다. 농작물 수확주기를 고려해 원금 일시상환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이러한 대출조건은 농업인의 상환부담을 경감시켰고, 현지인들에게 매력적인 요소였다. 농협파이낸스미얀마의 현지 대출금 잔액 규모는 지난 2017년 말 20억원 수준에서 작년 말 81억원으로 4배 가량 늘어났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이 20만원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현지인들이 농협파이낸스미얀마의 문을 두드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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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은 미얀마에서 지난 2016년 10월 첫 영업을 개시했다. 당시 미얀마 중앙정부에 소액대출법인(MFI) 인가신청서 제출한 뒤, 2개월 만에 승인을 받아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통상적으로 인가기간이 6개월 가량 소요되는 것에 비하면 빠른 속도다. 미얀마 정부차에서는 농협 특유의 농업·서민금융, 경제·유통에 이르는 사업역량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정부는 유독 외국계 은행들의 인허가에 깐깐했다. 미얀마가 수익성과 성장잠재력이 모두 유망하다고 평가받으면서 인허가 신청이 쏟아졌다. 지난 2015년 9월 국민, 신한, 기업은행 등 국내 은행들이 미얀마에 지점 설립을 신청했지만 모두 탈락했다. 농협은행은 고심끝에 MFI로 노선을 정했다.
농협 미얀마법인은 현재 경제수도인 양곤주를 거점으로 농민과 서민고객 대상 소액대출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코이카(KOICA)가 새마을운동 시범마을로 지정·운영중인 양곤주 내 5개 농촌마을을 주된 영업구역으로 선정해 여타 MFI대비 저렴한 금리로 영농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에는 500만달러(55억원)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사업 확대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기도 했다. 농기계 할부금융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에따라 작년 사업모델, 금융구조, 당사자별 역할 등이 담긴 구체적인 플랜을 구축했고, 농협경제지주의 농기계사업단과의 협업도 도모했다. 농기계사업단이 수출한 농기계를 미얀마법인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농기계 보급률이 낮은 미얀마 농민들에게 값비싼 농기계를 낮은 금리로 대여해준다는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미얀마에 이어 작년 9월 소액대출 법인 사믹(SAMIC)을 인수해 캄보디아 법인(자산 217억원)을 개설했다. 법인 형태 외에도 3개 영업점(뉴욕지점, 하노이지점, 북경사무소, 뉴델리사무소, 호치민사무소) 보유 중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미얀마는 2016년 신정부가 집권을 시작한 이후 시장 개방과 외국인 투자 확대 등으로 향후 7~9%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대할 수 있는 국가"라며 "현지 규제 여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은행업 진출까지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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