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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나칩, "누구도 특별하지 않아" [thebell interview]김세종 부사장 "주주 고객 직원 충분히 고려한 M&A 될 것"

윤필호 기자공개 2019-04-25 08:13:59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4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별히 더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매그나칩반도체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부문의 매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다양한 원매자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누구도 특별하지 않다'고 전했다. 주주와 고객, 직원들을 충분히 고려한 M&A가 되도록 할 것이란 전언이다.

어찌보면 당연하고 원론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원주인이었던 SK하이닉스의 유력 후보설, 중국이나 대만에 대한 기술 유출설에 대한 대답이다. 객관적인 M&A를 통해 주주와 고객, 직원들에게 가장 좋은 방안을 찾겠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최종 인수 제안서는 곧바로 공개하고 연내 매각을 마무리해 시장에 주는 혼란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매그나칩은 파운드리 사업을 매각하더라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파워 솔루션 반도체를 설계·생산하는 SPG(Standard Products Group) 사업을 통해 성장을 계속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SPG는 반도체를 설계 판매하는 팹리스 사업인데 매그나칩의 경우 자체 파운드리가 있어 직접 생산하는 부분도 있다. 파운드리 사업을 매각하면 온전한 팹리스 업체로 변신하게 된다.

김세종부사장
김세종 매그나칩반도체 부사장이 최근 파운드리 사업 매각 작업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누구도 특별히 더 생각하지는 않아"

매그나칩반도체는 지난 2월 파운드리 사업 부문 매각 결정을 내리고, 매각주관사로 JP모건을 선정했다. JP모건은 현재 인수의향서(LOI)를 접수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에서는 원래 주인이었던 SK하이닉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의 지안광애셋매니지먼트와 SMIC, 대만 UMC 등이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김세종 매그나칩반도체 부사장(사진)은 더벨과 인터뷰에서 각종 인수 후보들에 대한 설에 "미국 이사회 네이더 타바콜리(Nader Tavakoli) 의장은 전략적 평가 결정을 내릴 때 '주주들과 고객들, 그리고 직원들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사회는 미국에 있지만 대부분 경영진은 한국에서 살면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시중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복수의 제안자들이 있는 상황이고 아직 우선협상자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며 "SK하이닉스를 특별히 더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최종 제안서를 못 받았는데, 제안서를 받으면 평가를 거쳐서 선택하고 협상을 통해 계약을 체결한다"며 "이 같은 과정을 거쳐서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운드리 사업 매각과 관련해 중국이나 대만 등의 해외 기업으로 선정될 경우 기술과 인력 등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인수전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김 부사장은 "한국에 기술적인 관련법이 있는 만큼, 이를 준수를 해야 한다"며 "매각 대상자를 평가할 때 가격만 보는 게 아니라 직원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한국에서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고려해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작업은 올해 안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매그나칩반도체에 합류하기 전 미국 변호사로 20년 넘게 기업 인수합병(M&A) 작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그는 "그간 경험상 비딩(Bidding·입찰) 프로세스가 시작되면 끝까지 가서 자산이 넘어가기까지는 최소 6개월 정도 걸렸다"며 "이번 인수도 빠르면 4개월이고 오래 걸리면 1년 걸릴 수 있지만 올해 안에 매각을 끝내는 방향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OLED·파워 반도체 솔루션 사업 집중

매그나칩반도체가 그동안 주력 사업인 파운드리를 매각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디스플레이와 파워 솔루션 사업에 대한 자신감 덕분이다. 파운드리를 매각할 경우 SPG 사업이 핵심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한 SPG 사업은 다시 OLED 드라이버 IC(Drive IC)를 설계·판매하는 디스플레이 솔루션과 파워 솔루션으로 구분된다.

지난해 매그나칩반도체 전체 사업에서 SPG 사업이 차지한 비중은 57%였고 파운드리 사업은 나머지 43%를 차지했다. 회사에 따르면 파운드리 사업은 일정 매출을 가져다주고 있지만 성장이 더딘 상황이다. 반면 SPG 사업은 꾸준히 성장 속도를 내고 있다.

SPG 사업에서 생산되는 일부 제품은 자체 보유한 팹(fab)에서 제조까지 한다. 그러나 생산 제품을 하이엔드(High-end)로 발전시키면서 점차 자체 팹보다 아웃소싱 비중이 높아졌다. 김도윤 SPG본부 상무는 "OLED 드라이버 IC의 경우 작년까지 4억4000만개를 팔았는데 패널 업체를 가지고 있지 않은 논 캡티브(Non-Captive) 회사 중 가장 많이 생산했다"며 "2008년부터 시작한 파워 솔루션은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작년에 13% 성장하면서 하이레코드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김세종 부사장은 파운드리 사업 매각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 가치를 평가할 때 파운드리 회사로 봐야할지 제품 업체로 봐야할지 결정을 못했다"며 "성장가능성을 제대로 평가 못 받고 주가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스플레이와 파워 솔루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미국에서도 이쪽을 더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며 "실제로 로이터 등 미국의 언론에서 파운드리 사업 매각을 다루자 22일(현지시간) 회사 주가가 13%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파운드리 사업을 매각 이후에도 SPG 사업에서 해외 세일즈 이외의 부서는 모두 한국에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매각 이후에 어떻게 정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품 사업은 세일즈 외에는 모두 한국에 남을 것"이라며 "다만 파운드리 팹이 있는 청주에 계속 남을지 구미나 서울로 집중할지 등에 대해서는 정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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