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4월 24일 18: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KCGI가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 지난달 주주총회 이후 한동안 이렇다 할 입장을 표명하지 않던 KCGI가 다시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할 지 주목된다.

KCGI는 24일 공시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추가적으로 매입해 14.98%의 지분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15일 공시됐던 지분율이 12.8%였던 점을 감안하면 한달새 2.18%포인트의 지분을 추가로 산 셈이다.

공시에 따르면 KCGI는 유한회사디니즈홀딩스와 그레이스홀딩스, 캐롤라인홀딩스를 통해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23일까지 한진칼 지분 128만8475주를 장내매수했다. 해당기간동안 총 13번의 거래가 일어났으며 건당 평균 매입단가는 3만1134원이다.

이번 공시는 지난달 29일 주주총회 이후 처음으로 KCGI의 행보가 공식화 된 것이라 주목을 끌고 있다. KCGI는 지난 몇달간 10% 이상 지분율을 가진 주주로서 적극적인 주주제안 등을 통해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 주총에는 주주제안 안건을 올리려고 시도했지만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아 안건 상정시도가 무산됐다. 실제 주총에서도 사내이사 선임 등 KCGI와 한진그룹이 대립각을 보였던 안건 등이 원안대로 통과되기도 했다.

주총 이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등 이슈가 연이어 나오며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이번 공시로 인해 양측간 힘겨루기가 다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많다. 특히 KCGI의 펀딩 상황을 고려하면 추가 지분 인수에 대한 여력도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행보에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공시에 따르면 KCGI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4월까지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은 22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한진 지분매입 등을 더하면 한진그룹에 대한 투자규모는 훨씬 더 커진다.

KCGI는 지난해 설립 이후 한달 여만에 14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아 블라인드 펀드를 만들어 업계 화제가 됐다. 당시 조성한 펀드의 경우 1400억원에서 펀딩을 끝내는 것이 아닌 추가 펀딩에 대한 여지를 남겨놨기 때문에 실제로 현재 블라인드 펀드 규모는 더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전히 투자 수요는 많아 일각에서는 1조원대의 펀드 조성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KCGI의 블라인드 펀드는 만기가 최장 16년이다. 일반적인 PEF의 펀드에 비해 상당히 긴 만기를 갖고 있어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전략도 장기적으로 세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KCGI 펀드는 상당히 긴 안목을 가지고 한진그룹 지분 매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올해 주총은 시작일 뿐, 추가 지분 매입 등을 통해 앞으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장기적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