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우·SK증권에 희망 안긴 'SK하이닉스 빅딜' [Deal Story]미래대우, 흔들리던 빅4 입지 회복…SK증권, 사상 최초 5위 도전
이경주 기자공개 2019-05-07 13:31:08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3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 9800억원 회사채 초대형 딜은 공동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SK증권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미래에셋대우는 흔들리던 빅4 입지를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미래에셋대우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치열한 선두 다툼에 떠밀려 올 1분기 점유율이 한 자릿수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고 있었다.
중형사인 SK증권은 사상 처음으로 시장 5위 등극이 가시화 되고 있다. 중대형사인 신한금융투자에 가로막혀 쉽게 넘볼 수 없던 자리였다.
◇미래에셋대우, 점유율 다시 두 자릿수로 안착
SK하이닉스는 내달 8일 9800억원 규모 제220회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220회 회사채는 창사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직전 최대는 2011년 5월 발행한 211회로 4000억원이었다. 220회는 올해 발행된 회사채를 통틀어서도 LG화학(1조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공동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SK증권이 큰 역할을 했다. 반도체 다운사이클 국면에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5000억원)에 4배에 이르는 2조원에 가까운 기관 수요가 몰렸으며,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증액(4800억원)을 결정하는데 기여했다. 더불어 트렌치(만기구조)별 금리도 대다수 개별민평보다 낮게 책정되는 성과도 올렸다.
220회는 두 증권사 입장에서도 중요한 빅딜이었다. 리그테이블 실적이 단번에 크게 늘기 때문이다. LG화학 회사채(1조)는 대표주관사가 4곳이었던 반면 SK하이닉스는 2곳이었다. LG화학 주관사들은 각각 2500억원 실적을 챙겨갔지만 SK하이닉스 주관사 실적은 각각 4900억원이었다.
빅딜은 특히 미래에셋대우에게 시급했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까지 회사채 시장 빅4로 불렸지만 올해는 무색한 수준으로 점유율이 떨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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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중심으로 4개사만 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하는 4강체제가 구축돼 왔다. 하지만 올해부턴 4강 체제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1, 2위를 번갈아가며 차지했던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선두싸움에 박차를 가하며 3, 4위 점유율까지 뺏어갔다. 특히 미래에셋대우가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NH투자증권과 KB증권 연간 합산점유율은 48.92%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58.32%로 1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3, 4위 업체인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합산점유율은 같은 기간 29.92%에서 20.02%로 10%포인트 가량 줄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연간 점유율이 13.55%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7.85%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당시 회사채 시장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2분기부터 반전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올해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점유율 회복이 힘들 것이란 우려를 내놓았다. 회사채 주관시장 빈익빈 부익부 현상 때문이다. 과거부터 입증된 현상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높았다.
SK하이닉스 회사채는 이 같은 시장 우려를 지울 수 있는 상징적인 빅딜이다. 업계에선 미래에셋대우가 2분기 누적으로 두 자릿수 점유율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연 초 업계 최대 관심은 미래에셋대우가 반전 카드를 꺼낼 수 있느냐 였다"며 "SK하이닉스 빅딜로 재기 발판은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부적으로도 자신감이 붙어 하반기 경쟁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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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 사상 최초 5위 도전 발판
SK증권은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래 사상 처음으로 5위 등극 기회를 맞았다. SK증권은 그동안 중위권에 랭크돼 왔던 중형사다. 13년 8위(점유율 3.32%), 14년 8위(2.61%), 15년 7위(3.15%), 16년 7위(1.89%), 17년 6위(3.4%), 18년 6위(3.52%)다.
SK증권은 DCM(부채자본시장) 분야 하우스 역량은 뛰어나지만 지난해까진 SK그룹 계열사였던 탓에 당국규제로 SK그룹 딜을 수임하지 못했던 한계가 있었다. 그동안 시장 순위가 6~8위, 점유율은 3% 이하에 그쳤던 이유다. 특히 5위권엔 중대형사인 신한금융투자가 매년 SK증권과 적잖은 점유율 차이로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중순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뀌면서 올해부터 SK그룹 계열사 회사채를 대표주관할 수 있게 됐다. 연초부터 SK케미칼, SK실트론, SK네트웍스, SK머티리얼즈, SKC 딜을 연달아 수임했다. 그리고 가장 최근인 SK하이닉스 빅딜로 정점을 찍은 모습이다.
덕분에 SK증권은 올 2분기 누적으로 5위 등극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분기까지는 주관실적 5850억원으로 6위다. 5위인 신한금융투자(9113억원)와는 3200억원 가량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달 2일 누적으로는 SK증권 주관실적이 1조2266억원으로 신한금융투자(1조1763억원)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향후 SK하이닉스 주관실적 4900억원까지 더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입장에선 쉽게 만회하기 힘든 규모다.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증설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빅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지 흐름으로 보면 역시 SK증권이 주관사로 다시 관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연간으로도 SK증권이 최초 5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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