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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용인 120조 투자…외부조달은? 5000억 사채 발행하며 추가 자금 조달 시사…올해 에비타 50% 감소 전망

이정완 기자공개 2019-04-30 08:21:44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9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2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20조원 투자 계획 발표 후 처음으로 사채 발행을 통해 5000억원을 조달한다. 이번 자금 조달은 반도체 투자 계획과는 무관하게 만기가 도래한 단기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쓰인다.

다만 사채 발행 과정에서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을 시사했다. SK하이닉스는 당초 투자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범위내에서 진행한다고 했으나 120조 투자의 경우 외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해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SK하이닉스는 용인 원삼면 일대 약 448만㎡(약 135만평)의 부지 조성이 끝나는 2022년부터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팹(FAB) 4개를 세울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는 '반도체 3각축'을 마련하기 위해 이천 사업장과 청주 사업장과에도 10년간 각 20조원, 35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26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다음달 9일 50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조달한 5000억원 중 1100억원을 차환자금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39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이번 사채 발행은 차환 목적이 크다. SK하이닉스가 2012년 발행한 사채 상환일이 5월말로 다가와 미상환잔액 4500억원에 대한 차환이 필요하다. 회사 관계자는 "사채 발행으로 우선 만기가 도래한 사채에 대한 차환을 진행할 것"이라며 "사채 발행을 통해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운영자금 목적으로 공시한 3900억원 역시 대부분이 차입금 상환에 쓰인다. SK하이닉스가 수출입은행 등으로부터 차입한 3798억원에 대한 만기가 6월부터 12월까지 찾아와 이에 대한 상환이 필요하다. 이 밖에는 외주가공비를 지출하는데 쓰인다. 지금까지도 조달한 운영자금은 HYCL 등으로부터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 구매 대금 사용 목적 등으로 쓰였다.

SK하이닉스는 설비 투자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회사가 최근 5년간 공시한 채무증권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사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차환 및 운영자금으로 사용해왔다.

SK하이닉스는 순차입금이 마이너스 상태인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회사의 1분기말 기준 총차입금은 6조1470억원으로 지난해말 5조2820억원에 비해 16% 늘었다. 반면 현금(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이 7조1920억원에 달해 순차입금이 음(-)의 값을 기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7년말부터 음의 순차입금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기본적으로 에비타(EBITDA) 규모 내에서 투자금을 조달한다는 전략을 따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7조원 가까운 설비투자를 단행했는데 이 또한 에비타 내에서 충당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회사의 에비타는 27조2620억원이었다. 다만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라 지난 1분기 에비타가 급감한 것은 향후 투자금 조달에 있어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요소다. 지난 1분기 에비타는 3조397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5%,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시장 환경에 따라 올해 설비투자를 줄일 예정이라고는 하나 여전히 10조원 가까운 투자가 예견돼 있다. 지금까지 설비투자로 팹 신설이 많았다면 올해는 대부분 장비에 대한 투자 자금 집행이 이뤄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있었던 2018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설비투자는 17조원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반도체 수요 감소를 비롯한 업황 부진 탓에) 설비투자를 지난해보다 40%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순 계산해도 10조200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관건은 120조원 규모의 용인 클러스터 투자가 본격화될 경우 발생한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2019년 에비타를 13조~14조원 사이로 추정한다. 2018년과 비교해 5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10조원 가량의 설비투자 금액을 마련하는데는 무리가 없지만 설비투자가 에비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 단기적으로는 사채 발행을 통한 설비투자가 불필요할 수도 있으나 120조원 투자 계획이 본격화 되는 시기부터는 차입을 통한 자금 조달 가능성이 높아진다.

SK하이닉스는 120조원의 투자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과 일정별 투자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시장 상황과 인허가 과정에 따라 순차적인 투자를 한다고만 밝혔다. 2022년부터 투자에 나선다고 한 만큼 당장 외부 조달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다만 2022년 이후 기본 설비 투자 10조원에 추가로 수조원을 조달한다면 외부차입은 불가피하다. SK하이닉스 역시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회사는 증권신고서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에 대한 정부 심의가 통과함에 따라 시설투자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며 "대규모 시설투자는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수반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당사의 재무적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경기가 꺾였다고는 하지만 분기당 발생하는 2조원 가량의 감가상각비를 감안하면 에비타에는 여유가 있다"며 "향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상황도 2분기 이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달초 반도체업계에서 기다려온 인텔의 케스케이드레이크 신규 CPU가 출시된 것도 호재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체의 CPU 채용 일정을 감안하면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요가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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