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에프텍 창업자, 경영권 매각 512억 벌었다 [오너십 시프트]③차정운·정혁진 거래 웃돈 수혜, 소수 지분도 수배 차익 실현
박창현 기자공개 2019-05-10 08:11:05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9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에프텍 창업자들이 성공적으로 경영권을 넘기면서 돈방석에 앉았다. 경영권 지분을 시가 대비 2배정도의 프리미엄을 얹어 판데다 이미 과거부터 소수 지분을 고점에 팔아 상당한 차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공동 창업자인 차정운 회장과 정혁진 부회장이 알에프텍 지분 매각을 통해 챙긴 현금만 500억원이 넘는다.차 회장과 정 부회장은 모두 한양대학교 출신으로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이력까지 똑같다. 공통점이 많았던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1995년 휴대폰 주변기기 제조업체 '알에프텍'을 설립했다. 알에프텍은 스마트폰 보급 시기와 맞물리면서 고속 성장을 거듭했고 2002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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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창업자는 설립 이후 줄곧 공동 경영 체제를 유지했다. 이는 지분율 추이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두 사람은 항상 똑같은 지분율을 유지하며 균형을 맞췄다. 코스닥 입성 당시에도 133만주(17.39%)로 주식 수가 동일했다. 이후 두 창업자는 보유 지분을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물론 공동 경영 방침에 따라 매각 규모와 시기에 대한 사전 조율이 이뤄졌다. 그 결과, 두 사람은 정확히 같은 시기에 동일한 물량을 팔아 차익을 챙겼다.
두 사람이 처음으로 지분을 판 시기는 2003년 7월이다. 당시 15만4000주를 장내매도해 약 13억원을 챙겼다. 두 번째 매각 시기는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3년이었다. 스마트폰 수혜 효과로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차익 실현에 나섰다. 실제 당시 주가는 공모가(4800원) 대비 4배 이상 오른 상태였다.
두 사람은 2015년 한 해 동안 각자 약 20만주를 팔아 32억원 씩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3차 매각은 2015년 진행됐다. 그 해에도 똑같이 20만주를 18억원에 팔았다. 이렇게 상장 후 소수 지분 매각을 통해서만 창업자들은 개인당 63억원 씩 총 126억원을 벌었다.
물론 사재를 들여 주식을 매입하기도 했다. 단 상장 이후 두 사람이 지분을 늘린 경우는 딱 3번에 불과했다. 그나마 두 번은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을 때고, 나머지 한번은 무상증자 취득건이었다. 이렇게 120만주를 취득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22억원이 전부였다.
피날레는 경영권 지분 매각이었다. 두 창업자는 작년 12월과 올 1월 차례로 제이준코스메틱 측에 경영권 지분을 넘겼다. 먼저 정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알에프텍 주식 198만여주(10.42%)를 전량 팔았다. 주당 1만원 씩, 총 198억원 규모로 거래가 성사됐다. 계약 체결일 시가(5560원) 기준으로 약 2배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한 달 뒤 차 회장도 보유 지분 대부분을 넘겼다. 보유분 198만여주 가운데 180만주(9.33%)가 매매 대상이었다. 주당 거래 가격은 정 부회장 때보다 높은 1만3000원으로 책정됐다. 이 거래로 차 회장은 단숨에 234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결과적으로 차 회장과 정 부회장은 알에프텍 창업 후 보유 지분을 팔아 각각 296억원, 26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상장 후 신주 취득 비용 45억원 가량을 제외하면 순수 회수금액만 총 512억원에 달한다. 창업 후 성공적인 자금 회수를 통해 수백억원 대 현금 부자가 된 셈이다. 정 부회장은 투자금 회수와 동시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반면 차 회장은 계속 이사회 멤버로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향후 기업가치 제고 조력자 역할을 담당하면서 잔여 지분(18만여주, 0.96%) 회수 시점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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