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러시아사업 '핵심축' 부상 [지배구조 분석]유럽홀딩스, 제과·칠성음료·GRS→지주→호텔…거버넌스 일원화
박상희 기자공개 2019-05-17 12:28:22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6일 14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가 해외 계열사 롯데유럽홀딩스(Lotte Europe Holdings B.V.) 주식을 전량 호텔롯데에 넘기기로 했다. 롯데지주 출범 당시 롯데제과 등으로부터 넘겨받은 해외주식 투자 자산을 호텔롯데에 되파는 셈이다. 이로 인해 과거 호텔롯데,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GRS 등에 지분 및 리스크가 분산돼 있던 러시아 등지의 해외 호텔 사업은 호텔롯데로 일원화되는 모양새다.롯데지주는 최근 계열사 롯데유럽홀딩스(Lotte Europe Holdings B.V.) 보통주 24만8526주(26.89%)를 호텔롯데에 426억5800만원에 장외 처분키로 했다고 밝혔다. 거래일자는 이달 31일이다.
롯데유럽홀딩스는 네덜란드에 위치한 지주회사다. 유럽 및 러시아 법인들의 모기업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유럽홀딩스는 롯데유럽인베스트먼트(Lotte Europe investment)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그밖에 JSC롯데러시아(JSC Lotte Rus), 롯데호텔 세인트 페테르부르크(Lotte Hotel Saint Petersburs LLC), 롯데쇼핑러시아(Lotte Shopping Rus Ltd.), 롯데제과러시아(Lotte Contectionary Rus) 등 러시아법인 지분100%%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호텔 등 러시아사업 분야에서 지주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롯데유럽홀딩스 지배구조는 계열사 별로 얽히고 설켜 있었다. 2007년 호텔롯데가 지분 37%를 확보한 이후 2008년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GRS 등에서 잇따라 지분을 확보했다.
롯데지주 출범 이전인 2016년 기준 호텔롯데(37.92%), 롯데제과(19.71%), 롯데칠성음료(5.2%), 롯데GRS(1.99%) 등 다수 계열사가 롯데유럽홀딩스 지분을 나눠 들고 있었다. 계열사 별 교차 투자로 소유권을 확보하고 사업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부터 고수돼 온 경영방식이다. 유럽과 러시아 등지의 해외사업 리스크를 호텔업을 영위하고 있는 호텔롯데만이 아니라 다른 계열사가 나눠 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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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유럽홀딩스 지배구조는 롯데지주 출범으로 한결 단순해졌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이 롯데지주로 통합됐다. 이후 롯데지주가 롯데GRS 투자부문을 흡수합병하면서 롯데GRS가 보유하고 있던 롯데유럽홀딩스 지분도 롯데지주로 이관됐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롯데유럽홀딩스 지분은 26.89% 수준이다.
롯데지주는 이번에 이 주식을 전량 호텔롯데에 넘기기로 했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의 투자부문을 합쳐 탄생한 롯데지주는 출범과 함께 넘겨 받은 해외 자회사를 원래 소속 계열사로 돌려주는 작업을 계속 진행해왔다. 롯데유럽홀딩스의 경우는 원래 지분을 보유했던 원 계열사가 아니라 호텔롯데에 매각하기로 했다.
롯데지주는 롯데유럽홀딩스 지분 처분 목적을 '출자법인 관리 효율화'라고 설명했다. 롯데유럽홀딩스가 호텔사업을 영위하는 러시아법인의 모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해 호텔롯데로 넘겼다는 설명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유럽홀딩스 지분 약 38%가량을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향후 호텔롯데 상장 등 지배구조 변화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롯데유럽홀딩스 지분을 원래대로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으로 돌려줄 경우 지분 관계가 다시 복잡하게 얽힐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호텔롯데는 상장을 거쳐 궁극적으로 롯데지주 산하 편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계열사는 공정거래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호텔롯데가 롯데지주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에도 롯데유럽홀딩스 지배구조를 호텔롯데로 일원화 하겠다는 롯데그룹의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호텔롯데는 이번에 롯데지주로부터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롯데유럽홀딩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됐다. 롯데유럽홀딩스에 대한 지분율이 기존 38%에서 65% 수준으로 올라간다. 롯데유럽홀딩스가 호텔롯데 관계사에서 종속회사로 편입된다.
다만 롯데유럽홀딩스 실적이 좋지 않는 점이 고민이다. 롯데제과는 2016년 롯데유럽홀딩스에 대해 101억원 가량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고, 롯데지주 역시 지난해 롯데유럽홀딩스에 대해 245억원 가량을 손상차손 처리했다. 지주사 출범 당시 롯데유럽홀딩스 지분 24.9%를 685억원에 취득한 롯데지주는 지분 26.89%를 426억원에 매각한다. 지주사 출범 당시 실제로 자금이 오간 것은 아니지만 회계 상으로는 손해를 감수한 매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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