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보다 높은 롯데지주 신용도 적절할까 [2019 정기 신용평가]보증채, 평가사간 엇갈린 평가…한신평, 지주사債 후순위성 안일한 접근?
피혜림 기자공개 2019-05-20 15:05:40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6일 1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흔들리던 롯데지주 신용도가 새 국면을 맞았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이 AA0로 떨어졌지만 롯데지주는 연대보증채권 등급 기준으로 AA+와 AA0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모습이다.롯데쇼핑의 등급 하향 평정과 동시에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지주 연대보증채권에 각각 AA0(안정적), AA+(부정적) 등급을 부여했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AA+등급에 '부정적' 아웃룩을 달아 롯데지주의 신용도 방어 여력이 충분치 않음을 시사했다. 케미칼 편입으로 롯데지주 자체의 재무지표가 악화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주사 채권의 후순위성 등을 감안했을 때 주력 계열사 중 유일하게 'AA+'를 달고 있는 롯데케미칼 신용도와 동일한 등급을 지주에 적용하는 게 무리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의 등급 산정이 지나치게 우호적이지 않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주력 계열 중 하나인 롯데쇼핑의 등급이 AA0로 떨어진 상태에서, 롯데지주 연대보증채에 한노치 높은 'AA+'를 평정한 근거에 대해서도 적정성 의문이 빚어진다. 롯데지주에 대한 서로 다른 평정에 아직 정기평가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한국기업평가로 관심이 쏠린다.
◇롯데케미칼 상쇄 효과, 신평사 판단 '제각각'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정기평가를 통해 롯데지주 연대보증채권 신용등급을 각각 AA0(안정적), AA+(부정적)로 평정했다. 두 신용평가사 모두 롯데쇼핑의 AA+(부정적) 등급을 AA0(안정적)로 하향조정한 점은 동일했으나 지주사 신용도를 보는 관점은 달랐다.
NICE신용평가는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의 높은 신용도 연관성에 초점을 뒀다. 지난해 10월 롯데케미칼이 롯데지주로 편입돼 사업비중 등이 재편됐지만 여전히 롯데쇼핑이 핵심 자회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바라본 셈이다. NICE신용평가는 주요 자회사 합산기준으로 롯데쇼핑이 지주 자산과 매출에서 45% 내외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 집중해 롯데지주에 대한 영향력이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지주의 핵심 자회사로 부상한 롯데케미칼에 더 주목했다. 한신평은 롯데케미칼 편입으로 롯데쇼핑의 이익기여도가 줄어든 점 등을 고려해 롯데쇼핑의 등급하락이 지주의 통합기준등급을 떨어뜨릴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롯데케미칼 편입 이후 2017년 65% 수준이었던 롯데쇼핑의 이익기여도는 지난해 9%까지 줄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이익기여도는 67% 수준이었다.
롯데지주 연대보증채에 대한 AA+등급은 유지했지만 한신평은 '부정적' 아웃룩을 그대로 남겨 등급 하락 가능성을 시사했다. 롯데지주의 별도기준 재무부담이 과중해 AA+등급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여력이 줄고 있다고 바라봤다. 롯데지주는 케미칼 인수자금 대부분을 금융기관 차입으로 마련한 탓에 재무안정성 지표가 악화된 상태다. 롯데케미칼 인수 전(2018년 3분기 말) 11% 수준이었던 순차입금 의존도는 지난해 말 34%까지 급증했다.
한신평은 롯데카드 매각 등으로 재무개선 가능성이 있는만큼 등급 하향 조정 등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 매각에 나서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상태다.
◇지주사 특성 고려해야…한기평 평정 '관심'
관련 업계에서는 롯데지주 연대보증채의 AA+등급 방어와 관련해 지주사 채권의 후순위성을 지나치게 도외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지주는 자체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 대신 자회사로부터 얻는 브랜드 사용료와 배당금 등으로 이익을 올리고 있다. 이같은 순수지주사는 자회사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통상적으로 핵심 자회사보다 낮다. 등급이 같더라도 채권 금리 등 신용도 차원에서는 한 수준 아래로 본다.
신평사는 개별 자회사의 자체신용도를 적절 가중치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롯데지주 신용도를 산정한다. 현재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핵심 자회사로 꼽히는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각각 AA0(안정적), AA+(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가중치에 따라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의 비중이 다르더라도 핵심 축인 두 기업의 신용등급을 가중평균하면 AA+에 미치지 못한다. 롯데지주의 연대보증채권이 AA+등급을 부여받은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롯데지주는 한신평 역시 현재 자체 재무구조가 열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자회사들의 신용도는 물론 개별 펀더멘털도 우량하지 않은 상황에서 'AA+'등급을 고수하는 것은 해당 등급을 유지하기 위한 끼워맞추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시장의 관심은 아직 롯데쇼핑과 롯데지주에 대한 정기평가를 진행하지 않은 한국기업평가로 쏠리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10월 롯데지주의 케미칼 편입이 지주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한기평은 롯데지주 신용도 기반이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 두 축으로 이원화되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지배구조 개편으로 재무부담이 확대되는 점을 우려했다.
한기평 관계자는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이 롯데지주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2018년도 기준으로 재산정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당시에는 본원 사업 비중이 높았던 점 등을 고려해 해당 입장을 밝혔으나 이젠 케미칼 비중이 높아지는 부분 등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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