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신안산선PF 단독주선 성공 배경은 BTO-rs수혜…국토부 트렌치 '부담', 2차 입찰 수요 적어
손현지 기자공개 2019-05-20 13:29:00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7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신안산선PF 금융주선권 경쟁에서 예상보다 손쉽게 승리했다. 1차 입찰이 4파전으로 치러졌던 것과 달리 2차 입찰은 국민은행만 단독으로 참여한 것. 인프라 PF사상 금융주관사 선정과정에서 추가 비딩(경매)까지 가지 않고 일단락된 건 처음이다. 업계는 신안산선이 위험분단형 민간투자(BTO-rs)방식으로 진행된 사업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국민은행 외에 2차 입찰 지원자가 없었던 건 위험분담형 민간투자사업(BTO-rs)의 특성 때문"이라며 "1차와 달리 2차에서는 국토교통부가 요구하는 트렌치 조건까지 충족해야 까닭에 선뜻 나서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BTO-rs는 민자사업 모델인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손익공유형 민간투자사업(BTO-a)과는 달리, 정부가 사업 위험의 일부를 부담하는 형태다. 물론 수익에 대해서도 민간사업자와 정부가 공유한다. 철도이용료로 투자비를 회수하고 추가되는 수익분은 정부와 나눠갖는 방식이다. 그러나 처음에 정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할 경우에도 손실을 정부와 기업이 일정비율로 분담한다.
때문에 금융주선사 선정시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BTO-rs의 금융주관사 선정 입찰은 1차(PF주선금액 50%)와 2차(50%)로 나뉘는데 2차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트렌치가 반영된다. 즉 2차입찰에 참여하면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금리 기준을 어느정도 충족시켜야 하는만큼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사실상 1차에 사활을 거는 게 금융사들로서는 유리한 셈이다.
신안산선은 철도사업 중 BTO-rs 형식으로 진행되는 첫 사례다. 정부도 리스크를 분담하는 만큼 그동안 쉽사리 추진되지 못했다. 과거 신한은행 컨소시엄 주도의 수도권광역급행(GTX) A노선이 BTO-rs로 추진됐으나, 정부는 건설보조금 비중을 늘려주는 조건으로 BTO로 전향시킨 바 있다.
지난달 열린 신안산선 금융주선권 1차 입찰에서 국민은행은 신한·우리 컨소시엄과는 금리·가격 등 다방면에서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2차 입찰 참여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국민은행이 제시했던 금융조건을 모두 수용한다는 전제하에만 가능하다. 금융사들마다 자금적인 부담을 감수해야 2차 비딩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IBK기업은행 컨소시엄의 경우 1차에서 국민은행과 접전을 벌였다. 결국 트렉레코드 등에서 점수가 갈렸지만 사업주에 제시했던 금리나 가격 조건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IBK컨소시엄에게도 2차 입찰 참여 관문은 높았다. 1차에서 국민은행이 내건 금융 조건을 모두 수용하고, 2차에서는 추가로 정부 트렌치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 트렌치에서 국민은행보다 유리한 금리 조건을 내건다는게 쉽지는 않았다. 만일 2차 비딩에서 IBK컨소시엄의 제시안들을 국민은행이 받아들이면 IBK컨소시엄과 국민은행은 공동주관사로 선정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안산선 금융주선 1차 비딩에서 국민은행은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 신한은행과 달리 단독으로 참여했다"며 "국민은행의 자신감은 사업주관사인 포스코건설과 과거 수차례 호흡을 맞춰본 데다 대규모 딜에 대한 경험치 등에서 나오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에 국민은행이 단독으로 금융주선에 참여한 배경에는 과거 사업주인 포스코건설과의 수차례 협력인연도 어느정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주관사 선정시 공조했던 이력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심사에서 트렉레코드(track record)가 계량화돼 개시된다는 점에서 간접적으로 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국민은행은 포스코건설 측과 부산~김해 경전철, 인천대교, 평택~익산 고속도로 등 고속도로와 철도 등 인프라금융시장에서 다양한 사업을 함께 수행한 바 있다. 작년 개통된 우이~신설 경전철 사업도 포스코건설이 주간사를 맡고, 국민은행이 금융주관사로 참여했었다. 국민은행은 10개 건설사들과 리파이낸싱 약정을 체결하고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해 경전철 개통에 기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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