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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품 떠나는 바이오 관련 계열사 포가스템 이어 엔비포스텍 경영권 변경, 윤곽 안 보이는 신사업

구태우 기자공개 2019-05-20 09:25:54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7일 15: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바이오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정했지만 관련 계열사들을 정리하는 모양새다. 포스코의 바이오 산업은 포스텍(포항공대)이 주축이 돼 추진한다. 포스텍 기술지주(포스텍이 설립한 벤처 관련 지주사)는 경영권을 양도하거나 지분을 처분하고 있다. 계열사 현황만을 놓고 보면 포스코가 바이오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꼽은 것과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바이오 기업 엔비포스텍은 포스코의 계열에서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년 동안 합병과 지분 매각 등으로 포스코의 자회사는 5개가 줄었다. 엔비포스텍은 최대주주의 지분이 줄어들면서 최대주주가 중견 제약사 한독으로 바뀌었다. 이전에는 최대주주가 포스텍 기술지주였다. 엔비포스텍이 포스코의 계열회사에서 제외된 사실은 공시되지 않아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 공정위 발표 자료를 통해 알려졌다.

엔비포스텍의 최대주주였던 포스텍 기술지주는 포스텍이 설립한 벤처 법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지난해 포스텍 기술지주는 엔비포스텍의 보유 지분 2.0%를 매각했다. 같은 기간 한독의 지분은 3.69% 포인트 증가, 보유 지분이 35.81%로 늘었다. 한독의 보유지분(35.81%)이 포스텍 기술지주(34.3%)보다 1.51% 포인트 많아졌고, 한독이 최대주주 지위를 얻었다. 최대주주가 한독으로 바뀌면서 경영권도 함께 넘어갔다. 엔비포스텍 대표이사는 포스텍 박준원 교수에서 한독의 홍성준 CFO로 바뀌었다.

바이오칩 전문기업인 엔비포스텍은 감염성 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고감도로 빠르게 진단하는 바이오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엔비포스텍은 포스텍 기술지주의 1호 자회사였다. 한독은 2016년 엔비포스텍과 총 90억원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2016년 75억원을 납입해 지분 32.1%를 확보했다. 지난해 15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납입하면서 보유 지분이 늘었다. 지난해 기준 엔비포스텍의 자산은 40억원, 부채는 15억원이다. 지난해 3940만원의 매출을 냈지만, 1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체외진단용 의료기기(RST 키트) 개발 때문에 손실을 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업계는 포스코가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 경우 포스텍의 연구 역량과 바이오 부문의 자회사를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텍은 바이오 기술 관련 특허를 보유한 데다 연구인력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포스텍이 보유한 4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신약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점쳐졌다. 포스코 전임 회장인 권오준 회장도 이 때문에 바이오 사업 진출 계획을 피력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1월 철강협회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바이오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최 회장은 "포항공대가 바이오 부문에서 많은 연구 역량과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며 "잘 활용하면 (바이오 사업을) 잘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바이오 사업이 구체화되기 보다 관련 계열사가 포스코 계열에서 제외되는 일이 반복됐다. 포스텍은 지난해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회사인 포가스템의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포가스템은 포스텍과 가톨릭대와 합작해 설립했다. 포스텍은 포가스템의 지분을 처분한 데 이어 지난해 엔비포스텍의 경영권도 양도했다. 포스코가 이차전지 소재(리튬·음극재·양극재)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바이오 사업은 숨고르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바이오 사업은 포스코 오규석 신성장부문장(부사장)이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민관의 산학 협력도 진행되고 있다. 포스텍은 제넥신과 포항시와 함께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국내외 바이오 관련 연구기관이 센터에 입주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민관협력을 통해 포스코의 바이오 사업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을 뿐 현재까지 구체화된 게 없다. 업계는 최정우 회장 취임 1주년을 맞는 7월 바이오와 신사업에 대한 투자 계획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비포스텍 관계자는 "포스코의 계열사로 편입될 경우 공정위 규제 등 운영상 어려움이 있어 한독이 경영권을 갖도록 했다"며 "현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포스텍인지 한독인지는)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포스코가 바이오 사업을 검토하고 있지만 (포스코로부터) 제안이나 연락을 받은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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