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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엔스코社 배상액 2분기 반영…흑전 '험난' 2100억 영업외손실 처리 계획, 순손실 수천억 확대 관측

최은진 기자공개 2019-05-21 09:34:15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0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엔스코(Ensco)와의 손해배상 중재 재판에서 패소한 데 따라 2000억원 가량의 배상액을 2분기 충당금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충당금 규모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 분기 매출액의 약 12%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에따라 잇딴 수주와 조선업황 회복으로 만성적자에서 탈피할 것이란 기대감이 좌절되는 분위기다. 항소를 예고하고 있지만 소송이 장기전으로 갈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당장의 실적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오는 2분기에 엔스코사와의 소송전에서 패소한 데 따른 21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액을 충당금으로 전부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판결에 대한 이의제기 차원에서 고등법원에 항소하기로 했지만, 회계처리는 보수적으로 해야한다는 판단으로 손해배상액 전부를 재무제표에 반영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7년 엔스코와 6억4000만달러 규모의 드릴쉽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엔스코는 페트로브라스(Petrobras)와 용선계약을 맺었다. 삼성중공업은 선박 브로커를 통해 페트로브라스에 중개 수수료를 지불했다. 그러나 이 중 일부가 부정 사용되면서 페트로브라스가 이의제기를 했고 엔스코와의 용선 계약을 해제했다. 엔스코는 용선계약 취소에 대해 삼성중공업의 책임을 주장하며 중재를 신청했고 법원은 엔스코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소송은 선박 자체의 하자나 인도과정 등에서 발생한 것이 아닌 계약 취소와 관련된 사안인만큼 삼성중공업은 배상액을 영업외부문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이를 영업외손실로 반영하게 되면 영업이익에는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순이익에는 타격을 준다. 손해배상액 규모는 삼성중공업의 분기 매출의 약 12% 정도에 해당한다. 적잖은 규모인만큼 타격도 만만찮다. 삼성중공업은 수년째 매분기 약 1000억원대의 영업손실 및 순손실을 나타내고 있다. 손해배상액 반영으로 순손실은 약 4000억원 안팎 정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중

이 여파로 삼성중공업에 대한 올해 흑자전환 기대감은 사그라들었다. 삼성중공업은 올들어 수익성 높은 해양프로젝트와 잇딴 수주 등으로 호실적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 4월 말 삼성중공업의 누적 수주금액은 23억달러, 올해 수주 목표인 78억달러의 약 30%를 채웠다. 이를 기반으로 무난한 목표 달성이 점쳐졌다.

금융투자업계서도 삼성중공업의 올해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하며 만성 적자를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주 증가로 매출액이 늘어나고 고정비가 감소한다고 하더라도 수천억원의 순손실 폭탄은 연간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삼성중공업 안팎에서도 연간 흑자 전환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 진 것으로 보고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소송 결과가 부당하다며 항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재판부가 삼성중공업 손을 들어주거나 손해배상액을 다소 감소해준다면 이번 충당금은 추후 영업외수익으로 환입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소송이 처음 시작된 게 2016년이고 3년이 지나서야 1심 결과가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입을 기대하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엔스코와의 소송 결과에 따른 손해배상액을 2분기 영업외손실로 모두 반영하는 바를 회계법인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추후 항소 결과에 따라 일부 환입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워낙 장기전이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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