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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F 성장 걸림돌 '이중보수'…장기수익률에 '결정타' [한국형 TDF 진단]②연평균 총보수 1.4%…"비용 인하 여력 충분"

김진현 기자공개 2019-05-27 13:01:00

[편집자주]

은퇴시점에 맞춰 알아서 자금을 굴려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예상과 달리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연금 운용에 여전히 보수적인 개인들이 예금과 적금을 여전히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TDF의 높은 수수료와 운용 불투명성 등도 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이다. 국내 상륙 3년이 지난 TDF 시장의 현황과 과제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3일 10: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간접펀드로 운용되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장기 투자 관점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보수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재간접펀드이기 때문에 기초자산을 운용하는 운용사 뿐 아니라 이를 묶어 TDF로 만드는 운용사도 보수를 챙기기 때문이다. 장기 투자 상품인 만큼 매년 나가는 보수가 쌓이면 수익률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보수가 낮아질 필요가 있다.

더벨이 국내 설정된 TDF의 투자설명서에 적힌 합성보수를 포함한 총보수를 조사한 결과 연평균 1.38%(P클래스 기준)로 나타났다. 합성보수는 재간접펀드(fund of fund) 방식으로 투자할 때 투자대상 펀드의 보수 등이 합쳐지며 발생하는 비용이다. 합성보수는 운용 상황에 따라 바뀌는 변동비용이지만 각사별로 예상 수치를 투자설명서에 기록하고 있다. 합성보수를 제외한 평균 총 보수는 연 1.05%로 집계됐다. 운용 과정에서 약 33bp 포인트 이상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셈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 재간접펀드의 평균 TER(총비용비율)은 1.19%로 집계됐다. 이는 TDF의 TER 평균인 1.05%보다는 14bp 포인트 높은 수치다. 그러나 TDF가 연금 상품임을 고려하면 연평균 보수를 1% 이하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설정된 TDF 대부분이 미국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하다 보니 보수가 다소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투자펀드에서 주식이나 채권을 리밸런싱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TDF는 개별 주식 종목이나 채권을 담아 자산을 운용하는 대신 주식형펀드, 채권형펀드 등에 투자해 비중을 조절하는 식으로 운용된다.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라 불리는 생애주기별 자산 비중 조정 전략에 따라 자산을 배분하려면 개별 종목을 사고파는 것보다는 펀드의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게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펀드에 투자하는 비용이 추가로 발생해 보수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특히 목표 은퇴 시점이 늦은 펀드일수록 보수가 높게 나타났다. 은퇴 시점이 늦을 수록 주식형펀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TDF는 투자 초기에는 주식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은퇴 시점이 다가올 수록 채권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운용된다. 일반적으로 주식형펀드는 채권형펀드보다 보수가 높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TDF가 시간이 흐를수록 채권형펀드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오랜 기간 투자하게 되면 보수는 점차 줄어 든다는 입장이다. 국내 설정된 TDF 개별 펀드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25년혼합자산자투자신탁'은 설정 이후부터 2020년말까지는 연 1.06%(C-P클래스 기준)를 총 보수로 받아간다. 채권형 비중이 점차 높아지면서 2021년부터 투자신탁 해지일까지는 1.02%를 보수로 수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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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펀드별 투자설명서(P클래스 기준)

국내 설정된 TDF 가운데 가장 큰 비용이 발생하는 펀드는 '한화LifePlusTDF2045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이다. 펀드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합성보수를 포함한 총보수는 연 2.04%(C-P클래스)다. '한화LifePlusTDF2040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 '한화LifePlusTDF2035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이 각각 2.04%, 2.03%로 뒤를 이었다.

한화자산운용이 편입한 피투자펀드 가운데 액티브펀드 비중이 높은 게 높은 보수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한화LifePlusTDF2045펀드 운용보고서(2019년 1월말~3월말)에 따르면 'JPM US Select Equity Plus Fund'(10.41%), 'JPM US Value'(7.58%), 'JPM US Equity All Cap'(6.14%) 등 액티브펀드 5개에 35.03%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티브펀드는 패시브펀드에 비해 일반적으로 운용 보수가 높게 책정돼 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합성보수를 포함한 총비용이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지만 환 헤지 비용 등을 포함하면 Life Plus TDF만 보수가 높다고 보긴 어렵다"며 "해당 펀드는 주식 투자 비중을 환 노출형으로 운용하고 있는데 타사 TDF 대부분은 환 헤지형으로 운용되고 있어서 이 점을 고려하면 연 1%가량 비용이 덜 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합성보수를 포함한 비용이 가장 낮은 펀드는 'KB온국민TDF2020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재간접형)'의 퇴직연금 클래스(C-퇴직)로 나타났다. 합성보수를 포함한 총 보수는 0.79%다. 'KB온국민TDF2025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재간접형)'도 0.8%로 낮은 보수를 기록했다. 두 펀드 모두 예상 은퇴 시점이 가까워 채권 비중이 높은 데다 운용사와 판매사가 가져가는 보수가 0.22%, 0.36%로 낮아 보수 하위권에 위치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TDF 인기가 높은 미국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펀드로 포트폴리오를 꾸리거나 판매 보수를 낮춰 연 1% 아래로 비용을 줄이려는 추세"라며 "아직 국내 TDF는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지만 퇴직연금 도입 등으로 시장이 커지면 점차 비용이 줄어들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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