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F '깜깜이' 포트폴리오…정보 불투명성 개선 '시급' [한국형 TDF 진단]③자산구성 파악 '어려워'…삼성·하나UBS, 투자비중 표기
김진현 기자공개 2019-05-27 13:02:00
[편집자주]
은퇴시점에 맞춰 알아서 자금을 굴려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예상과 달리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연금 운용에 여전히 보수적인 개인들이 예금과 적금을 여전히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TDF의 높은 수수료와 운용 불투명성 등도 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이다. 국내 상륙 3년이 지난 TDF 시장의 현황과 과제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3일 13: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퇴 시점을 동일하게 가정한 타깃데이트펀드(TDF) 간에도 수익률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는 TDF가 편입한 피투자펀드의 구성과 비중을 정확하게 알기 어려워 수익률이 차이나는 원인을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설정된 TDF 대부분은 은퇴 시점에 맞게 자산 비중을 조절해준다고만 설명할 뿐 상세한 투자 내역을 파악하기는 어렵다.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연초 후 가장 좋은 수익률을 기록 중인 펀드는 '신한BNPP마음편한TDF2040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형]'으로 나타났다. 펀드는 20일 기준 연초 후 16.17%(대표펀드 기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은퇴 예상 시점이 동일한 'KB온국민TDF2040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형)'의 수익률 9.12%와 7.05% 포인트 차이가 난다.
TDF 수익률은 피투자펀드의 비중과 자산구성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대다수 TDF가 은퇴 시점에 맞춰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며 운용되고 있다고만 설명할 뿐 세부적인 운용 방식에 대해선 알기 어려운 구조다. TDF 사업자 별로 운용보고서를 살펴보더라도 집합투자기구(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비중만 나타날 뿐 실제 주식, 채권 등 자산 비중에 대해서는 직관적으로 나와있지 않다. 실제로 어떤 기초자산에 투자하고 있는지 모른 채 금융회사에 전적으로 맡기고 있다는 뜻이다.
신한BNPP마음편한TDF2040펀드 운용보고서(2018년말~2019년 3월말)에 따르면 전체 자산 가운데 97.48%를 집합투자기구(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집합투자기구가 어떤 성격을 지녔는지는 한눈에 알기 어렵다. 펀드가 투자한 상위 10개 종목을 통해 유추하는 방법 뿐이다.
신한BNPP마음편한TDF2040펀드가 미국 주식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높은 비중으로 편입한 게 높은 수익률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펀드가 투자한 상위 10개 종목을 살펴보면 약 74.78%를 주식에 투자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가운데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가 설정한 'SPDR S&P 500 ETF' 비중이 19.29%로 가장 높았다. SPDR S&P 500 ETF는 연초 250.18포인트에서 282.48포인트로 12.9%상승했다.
KB온국민TDF2040펀드는 신한BNPP마음편한TDF2040펀드에 비해 채권 비중이 높았던 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배경으로 보인다. 이 펀드의 자산운용보고서(2018년 10월말~2019년 1월말)에 따르면 펀드는 집합투자기구에 96.25%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1.8%를 채권 ETF, 인덱스펀드에 투자했다. 신한BNPP마음편한TDF2040펀드의 채권 비중은 약 18.28%로 나타났다. 글로벌 주식에 고르게 투자하는 ETF를 편입한 것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에서도 동일한 은퇴 시점을 가정한 TDF 끼리도 수익률 차이가 나는 데 대해 투자자 불만이 상당했다"며 "미국 노동부가 나서 TDF 자산구성과 배분 원칙을 숙지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TDF의 자산 비중과 구성을 상대적으로 상세히 보여주고 있는 곳은 삼성자산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이다. '삼성한국형TDF2040증권 펀드 H[주식혼합-재간접형]'의 월간보고서(2019년 4월말)에 따르면 펀드는 글로벌 주식형 43.08%, 채권형 17.1%, 미국주식형 15.62% 등에 각각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UBS행복한TDF2040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형]'의 운용보고서(2018년 12월말~2019년 3월말)에 따르면 모펀드 '하나UBS글로벌증권모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 '하나UBS글로벌증권모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에 각각 66.98%, 22.43%를 투자 중이다. 다만 투자비중은 발행국가 기준으로 나와있어 상위 10개 종목을 확인하지 않으면 정확한 투자 내역을 알기는 어렵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또한 월간보고서를 참고하면 자산 비중을 알 수는 있지만 분기별 운용보고서를 통해서는 자산구성을 단숨에 알기 어렵다. 2017년 6월 발간된 '미래에셋자산배분TDF2040년증권자투자신탁1호(주식혼합-재간접형)' 월간보고서에 따르면 펀드는 주식 69.11%, 채권 17.5%, 원자재 6.96% 등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월간보고서는 필수적인 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수시로 갱신되고 있지는 않다. 운용보고서(2018년 12월말~2019년 3월말)에는 월간보고서처럼 자산 비중이 상세하게 나와있지는 않다.
나머지 TDF 사업자들은 대부분 동일하게 운용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어 자산구성을 단번에 파악하기 어렵다. 집합투자기구 비중, 상위 10개 종목 투자 비중, 발행 국가별 자산 비중만 나와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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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뱅가드나 피델리티 등 글로벌 TDF 사업자는 홈페이지만 확인하더라도 내가 투자한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며 "연금 상품은 투자 호흡이 긴 상품인 만큼 좀 더 친절하게 자산 비중 등에 관해서 설명하고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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