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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 지주 전환 그 이후]김정완 회장, 18년만에 완성한 '1인 오너십'[매일유업]①1999년 최대주주 지분율 15% 불과…오너십 강화 통한 책임경영

박상희 기자공개 2019-06-03 09:50:00

[편집자주]

내수에 기반한 식음료(Food&Beverage) 회사는 대부분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어 출자구조가 단순하다. 이로 인해 상호·순환출자 구조 해소 등 지주사 전환 니즈가 크지 않지만 최근 몇년 새 지주사 전환은 붐을 이뤘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곳도 지배구조 개선을 서둘렀다.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 이전에 수혜를 받기 위한 조치였고, 결국 기존 오너십 강화와 2·3세로의 경영권 승계 효과도 누렸다. 더벨은 식음료 회사의 지주사 전환 과정과 이로 인한 명암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9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3대 유제품 회사로 꼽히는 매일유업이 올해 2월 50돌을 맞았다. 매일유업은 고(故) 김복용 매일유업 선대회장의 뒤를 이어 2세 장남인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이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2년 앞둔 2017년 지주사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를 정비했다. 매일유업 사장에 오르며 2세 경영 시작을 본격화 한 1997년을 기점으로 하면 20년 만의 지배구조 변화이기도 하다.

목적은 책임경영을 위한 오너십 강화였다.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2000년 이후 줄곧 지분율이 15% 안팎에 불과했던 김 회장의 매일유업(분할 이후 매일홀딩스)에 대한 지배력은 지주사 전환 이후 38.27%로 크게 뛰었다. 김정민 제로투세븐 회장 등 형제 지분율에 의존하지 않고도 굳건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김정완 회장, 1999년 매일유업 최대주주로…지분율 15% 수준 불과

매일유업은 근대화가 한창이던 1969년 한국낙농가공주식회로 출범했다. 함경도 실향민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고(故) 김 선대회장이 50%, 정부가 50% 출자해 설립했다. 당시 김 선대회장은 민간주주 형태로 참여했다. 1971년 김 선대회장은 한국낙농가공 사장으로 경영권을 확보했다.

매일유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는 1999년 고 김용복 선대회장에서 2000년 김정완 회장으로 바뀐다. 이에 앞서 김 회장은 1997년 매일유업 사장으로 취임하며 2세 경영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매일유업 오너일가
고(故) 김복용 매일유업 선대회장과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왼쪽부터)

고 김 선대회장은 슬하에 3남1녀를 뒀다. 장남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 차남 김정석 전 매일유업 부회장, 삼남 김정민 제로투세븐 회장, 외동딸 김진희 평택물류 대표 등이다. 이 가운데 장남을 일찌감치 경영 후계자로 점찍었다.

다만 김정완 회장의 지분율은 압도적이진 않았다. 2001년 기준 김정완 회장의 지분율은 14.18%에 그쳤다. 김정완 회장 이외에도 아버지 고 김 선대회장(5.47%), 어머니 김인순 명예회장(5.37%), 김정민 회장(5.9%), 김정석 전 부회장(4.75%), 이모부 정상길 씨(4.98%)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다 합친 최대주주 지분율이 41.99%였다.

2006년 고 김 선대회장 작고 이후에도 이같은 지분율 구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고 김 선대회장이 아내인 김인순 명예회장에게만 매일유업 주식 5만6900주를 상속했고, 나머지 3남1녀에게는 각각 동등하게 16만9145주를 상속했다. 김정완 회장의 지분율이 15.44%로 소폭 상승했지만 나머지 형제의 지분율도 동률로 상승했다.

15% 안팎 수준의 김정완 회장의 보유 지분율만으로는 매일유업 최대주주 지위 기반이 약했다. 어머니와 동생들을 비롯한 친인척 지분율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도는 김정완 회장의 아킬레스 건이었다.

◇지주사 전환 후 현물출자 유상증자…김정완회장 지분율 상승

김정완 회장은 2017년 지주사 전환을 단행하며 본인의 지분율을 큰 폭으로 끌어올린다. 매일유업은 2017년 5월 1일 지주사 매일홀딩스와 사업회사인 매일유업으로 분할했다. 지주사 출범 이후 매일홀딩스가 보유한 매일유업 지분율은 7.31%로, 공정거래법 지주사 행위제한 위반을 해소하지 못했다. 매일홀딩스는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매일유업 지분을 추가 취득했다.

매일홀딩스 최대주주
*출처: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이 과정에서 매일유업 오너일가는 보유 중인 매일유업 주식을 매일홀딩스에 넘기는 대신 매일홀딩스 신주를 취득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오너일가 가운데 현물출자 유상증자에 참여한 이는 김정완 회장과 김인순 명예회장 단 2명에 그친다는 것이다.

김정민 회장, 김정석 전 부회장, 김진희 대표 등은 현물출자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김정완 회장의 매일홀딩스에 대한 지분율은 기존 15.93%에서 38.27%로 대폭 높아졌다. 무려 22.34%포인트(p)가 상승했다. 당초 김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율의 2배가 넘는다. 같은 기간 김인순 명예회장의 지분율도 5.8%에서 14.23%로 뛰었다.

반면 김정민 회장 지분율은 6.78%에서 3.17%로 줄었다. 김정석 전 부회장 역시 4.17%에서 1.77%로 감소했다. 김진희 대표의 지분율 역시 2.57%에서 1.2%로 줄었다. 5% 이상 주요 주주가 2015년 말 기준 7명에 달했다면 2017년 말 기준으로는 김정완 회장과 이인순 명예회장 2명으로 줄었다. 명실상부 김정완 회장의 1인 오너십 체제가 완성된 셈이다.

김 회장은 매일유업 경영 승계자로 일찌감치 낙점 받았지만 15% 안팎에 그친 지분율로 인해 최대주주의 안정적인 지배력 확보를 위해서는 형제 지분율에 크게 의존해야 했다. 지주사 전환으로 김 회장은 지분율을 40% 수준으로 크게 끌어올렸다.

매일홀딩스 관계자는 "매일유업의 지주사 전환은 오너십 강화를 통한 책임경영,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경영투명성을 이룬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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