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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실적정체·비용확대…AAA 재진입 '안갯속' [발행사분석]中 구조조정 효과 끝물, 이익 꺾여…5년간 45조 투자, 차입 확대

이경주 기자공개 2019-06-10 15:43:31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5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포스코의 신용도가 변곡점에 섰다. 포스코는 4년간의 강도 높은 사업 구조조정과 이로 인한 수익성, 재무 개선으로 지난해 신용등급(AA+)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꿔달았다.

하지만 올 들어 방향성이 꺾였다. 실적은 정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지난해부터 45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차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크레딧업계에선 AAA로의 재진입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진단했다.

◇5년간 45조 투자…5000억 차입 배경

포스코는 원재료(철광석, 원료탄)를 조달해 열연강판이나 후판, 냉연도금강판 등을 생산하고 있다. 조강생산능력이 연 4759만톤으로 국내 점유율이 52.3%에 이르는 최대 공급사다. 글로벌 기준으로도 세계 5위다. 주요 고객사는 국내 철강 후가공업계와 조선, 자동차, 가전 업체들이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신사업 진출 등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2023년까지 5년 동안 4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6조원은 철강사업 고도화와 발전설비 신설에 △10조원은 이차전지 소재 부문 기술력 강화에 △나머지 9조원은 에너지 및 인프라 사업에 투자한다.

이는 차입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내달 5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행한 상태다. 미래에셋대우 등이 내정 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집액 3000억원에 수요예측 흥행 시 5000억원으로의 증액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신고서는 내달 초 제출하고 수요예측은 같은 달 12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포스코 새 수장으로 최정우 회장이 취임하면서 재무와 사업전략에 분명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도 측면에선 부정적이라는 것이 크레딧 업계 의견이다.

포스코가 지난해 긍정적 아웃룩을 단 이유 중 하나는 재무개선이었다. 포스코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150여건에 이르는 강도 높은 사업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기간 차입을 배제하는 긴축경영도 수반됐다. 그 결과 포스코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은 2015년 말 연결기준 16조5755억원원에서 지난해 말 9조6293억원으로 감소했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78.4%에서 67.8%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대규모 공모채 발행에 나서면서 레버리지 경영을 재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올 1분기 재무상태도 소폭 악화됐다. 올 1분기 말 순차입금은 9조945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157억원 늘었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67.8%에서 68.8%로 소폭 높아졌다.

포스코 재무 및 실적

◇올해부터 실적 정체…원가 오르고 수요 둔화

포스코는 지난해까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영업이익이 15년 2조4100억원에서 지난해 5조542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4년간의 사업구조조정으로 고부가 제품 매출비중이 13년 30%수준에서 지난해 55% 수준으로 높아진 것이 배경이었다.

중국 철강업체 구조조정도 포스코 이익개선을 도왔다. 2016년 중국 정부 주도로 바오우철강 그룹(Baosteel Group)과 우한그룹(Wuhan Group)이 합병되는 등 대형업체 중심으로 중국철강업계가 재편됐다. 이로 인해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이 해소돼 세계 5위 포스코가 수혜를 받게 됐다.

하지만 올해부턴 실적이 정체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구조조정 효과가 시들해진 탓이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중국업체 구조조정은 공급과잉을 완화시키기도 했지만 이로인한 제품가격 상승으로 중국 수요도 함께 줄게 만들고 있다"며 "포스코가 지금껏 받았던 수혜가 올해는 정체 내지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올해는 원재료 상승 악재도 발생했다. 올 1월 브라질 배일(Vale) 광미댐 붕괴사고와 3월 호주 사이클론에 따른 공급차질로 철광석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포스코는 올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6조142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2029억원으로 같은 기간 19.1% 감소했다.

◇신용도 변곡점 평가…AAA 재진입 어려울 듯

종합하면 포스코는 긍정적 아웃룩으로 이끈 두 가지 핵심요인이 모두 사라진 상황이다. 재무는 악화되고 실적은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포스코 정기 신용평가에 반영될 내용들이다. 신평사들은 아웃룩 하향 조정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AAA로의 등급상향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아웃룩은 계속해서 좋아지는 방향이면 고민이 없었을 텐데 CEO가 바뀌면서 변수가 생겼다"며 "투자계획을 많이 내놓고 있는데 차입확대와 재무부담을 감수한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 신용도가 변곡점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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