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갈수록 커지는 화장품 의존도 생활용품과 격차 10년째 벌어져…미래먹거리 음료부문 투자 본격화
이충희 기자공개 2019-07-01 11:50:23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8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생활건강의 사업 부문별 매출 격차가 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화장품 부문(Beautiful)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생활용품 부문(Healthy) 매출 비중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를 내세워 면세점, 로드숍 등에서 화장품 매출이 급증한 게 매출 격차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28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 화장품 사업부문의 올 1분기 매출 비중은 60.80%(1조1396억원)를 기록했다. 사업부문이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Refreshing) 등 3개로 나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단일부문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생활용품 부문과 음료부문 매출 비중은 각각 21.40%(4014억원)와 17.80%(3337억원)로 집계됐다.
화장품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4%(2462억원)로 매출액 비중 대비 더 높았다. 생활용품과 음료부문은 각각 13.5%(434억원)와 10.1%(325억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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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은 2001년 치약, 샴푸, 각종 세제 등 생활용품 사업을 주력으로 삼아 LG화학에서 법인 분할됐다. 2009년까지만 해도 생활용품 매출 비중이 60%로 화장품 매출 비중 40%보다 높았다. 그러다 2000년대 중후반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오휘, 후, 이자녹스 등이 조금씩 정상궤도에 올라오며 화장품 매출이 커지기 시작했다.
한류 붐을 탄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이 아시아권 국가에서 인기를 끌면서 매출 격차 확대가 시작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여기에 2010년대 초중반 중국 보따리상들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유입되자 LG생활건강을 비롯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화장품 코너와 로드숍에서 중국 보따리상들이 물량을 싹쓸이해갈 정도로 한국 브랜드 인기가 올라갔다"면서 "LG생활건강은 이때부터 특히 후, 숨37, 오휘 등 고가 브랜드 이미지를 잘 구축하며 경쟁업체 대비 우위를 점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화장품 매출이 앞으로도 지금만큼의 성장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위기도 감지된다. 국내에서는 화장품 제조를 대신해주는 OEM, ODM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쟁 브랜드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실제 국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시장에서 LG생활건강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2016년 13.5%에서 지난해 10.7%로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최대 매출처로 분류되는 중국 현지에서 최근 한국 화장품 인기가 줄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LG생활건강은 바이오나 건강기능식품 등 분야에서도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에는 유전자분석 서비스 기업인 미젠스토리 지분을 추가 확보하며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최근에는 음료부문을 적극 키우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올초 울릉군과 함께 울릉샘물을 설립하고 생수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올해 음료 생산시설 증대에만 236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면서 "화장품이나 생활용품 등 다른 사업부문 투자액 대비 더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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