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너무 낮다…'옥석' 가리는 공모채 시장 BBB급 투심 저하, A급 전이 가능성…금리 반등 계기 관측도
이경주 기자공개 2019-07-19 15:41:38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8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풍성한 기관수요에 기댄 회사채 저금리 발행 기조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관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발행금리가 떨어지면서 외면 받는 회사채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직은 BBB급에 국한된 현상이지만 A급으로의 전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향후 금리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BBB급 한진·AJ네트웍스서 투심저하…옥석가리기 진단
투심저하 현상은 상대적으로 기관수요가 얇은 BBB층에서 시작되고 있다. 한진(BBB+)은 이달 12일 1000억원 공모채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00억~200억원 규모 미매각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전 투자적격등급(AAA~BBB) 회사채 가운데 첫 미매각 사례다. 이어 같은 달 16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AJ네트웍스(BBB+)도 600억원 모집에 630억원이 청약되는 턱걸이 공모를 했다.
회사채 시장 초호황이 지속되고 있는 국면에 이례적인 투심저하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발행금리가 지나치게 떨어진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진의 경우 3년물 회사채 유통금리가 이달 16일 기준 3.509%로 7개월여 전인 1월2일 4.7%대비 119.1bp 하락했다. AJ네트웍스 3년물 역시 같은 기간 3.569%에서 4.480%로 91bp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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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석가리기 해석이 나온 이유는 한진이나 AJ네트웍스가 BBB+급 평균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달 16일 기준 BBB+급 3년물 평균금리는 5.219%다. 한진은 이보다 171bp, AJ네트웍스는 165bp 낮다.
한 초대형IB 커버리지 본부장은 "한진이나 AJ네트웍스는 반년전 A-급으로 수준으로까지 금리가 낮아졌다"며 "이 가격에 BBB+급을 사야되나 할 정도로 금리가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초대형IB 본부장은 "2년 전에는 A0나 A-급도 미매각이 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 기관수요가 너무 풍성해서 BBB급이 잘 소화된 측면이 있다"며 "금리가 너무 떨어진 만큼 다시 기관들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BB급 발등에 불…A급도 안정권 아냐
한진과 AJ네트웍스 사례로 BBB급 회사들은 발행에 고심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한진과 AJ네트웍스를 제외하고 유통금리가 BBB+급 평균(5.219%)보다 낮은 기업들이 다수 있다. 3년물 이달 16일 기준 한독이 4.119%, 대한항공 3.529% 오케이캐피탈 3.678%, 한화건설 3.339%, 폴라리스쉬핑 4.769%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은 이달 2500억원 규모 공모채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을 준비하고 있다.
A급도 안정권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 시각이다. A급도 전구간이 큰 폭으로 금리가 낮아졌다. 3년물 기준 A+평균금리는 1월2일 2.525%에서 이달 16일 1.946%로 57.9bp 하락했다. A0도 같은기간 2.788%에서 2.209%로, A-는 3.204%에서 2.625%로 모두 57.9bp 낮아졌다.
앞선 본부장은 "A급 유통금리가 기준금리 이하를 형성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며 "아직은 큰 영향은 없는 것 같지만 A급도 BBB급과 같이 금리가 너무 떨어졌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발행사들이 금리 기대치를 낮춰 반등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희망밴드금리 상단을 확장하는 식이다. 앞선 본부장은 "금융지주들의 신종자본증권도 같은 이유로 금리가 바닥을 치고 오르고 있는 중"이라며 "KB금융지주가 5000억원을 3.2%대로 발행한 이후 다른 지주들은 더 적은 금액을 발행함에도 금리는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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