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판매채널 '패러다임' 바꿀까 [태동하는 FA 플랫폼]①골든트리·인모스트 등 급성장…자문사 수입원 대안 '주목'
김진현 기자/ 허인혜 기자공개 2019-07-22 07:36:00
[편집자주]
투자권유대행인(FA)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판매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기존 증권사나 은행 등의 전통적인 판매 채널보다 더 큰 규모의 시장이 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상품 판매채널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을 가진 FA 플랫폼 회사들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비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8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자문사가 투자권유대행인(financial adviser·FA)의 '플랫폼' 역할을 자처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투자자문사가 영위해오던 투자자문업과 투자일임업에 더해 금융상품 중개 사업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시장을 선점하려는 투자자문사는 각각 대형화, 정예화를 무기로 FA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다.◇골든트리·인모스트 '선두주자'…대형화·소수정예 전략 등 차별화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투자자문사와 계약을 맺고 활동 중인 FA는 620여명으로 추산된다. 지난달말 기준 투자자문사가 FA와 맺은 계약은 약 900건이다. FA 수는 펀드투자권유대행인, 증권투자권유대행인 두 가지 자격 요건을 모두 갖춘 280여명을 제외해 추산했다.
가장 활발하게 FA 판매 채널을 활용하고 있는 곳은 골든트리투자자문과 인모스트투자자문이다. 양 사는 여러 증권사와 계약을 맺고 FA에게 상품을 중개해주는 플랫폼 역할을 자처한다. 다수의 증권사 계약을 확보해 전속 FA를 차근차근 늘려가고 있다. 법인보험대리점(general agency·GA) 처럼 여러 회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중개처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다.
골든트리투자자문과 인모스트투자자문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FA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골든트리투자자문은 대형화 전략으로 소속 FA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전체 투자자문사와 계약을 체결한 620여명의 투자권유대행인 가운데 590여명이 골든트리투자자문 소속이다. 골든트리투자자문은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와 손잡고 FA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프라인 세미나, 투자권유대행자격 취득 강의 제공 등으로 투자권유대행인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반면 인모스트투자자문은 전속 FA를 25명만 두고 있다. 다수를 영입해 사업 규모를 키우기보단 우선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FA를 정예로 육성해나가며 단계별로 인원을 늘린다는 입장이다. 인모스트투자자문은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포스증권 등 5개사와 판매 계약을 맺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도 계약을 논의 중이다.
두 회사 모두 내로라하는 대형 판매사를 협업사로 두고 있어 FA 유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반면 두물머리투자자문, 한빛투자자문, 케미칼에너지투자자문 등 FA와 계약을 체결 중인 사업자는 아직까지 계약자 수가 많지는 않다.
◇중개 수수료, 자문사 새 수입원 될까…'갈 길 먼' IFA제도
업계에서는 여러 판매사의 금융상품을 중개해주는 플랫폼 역할을 자처한 투자자문사의 실험이 상품 판매채널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지에 주목한다. 펀드 등 금융상품은 대부분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보험처럼 보험설계사를 활용하는 방식의 판매 채널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투자자문사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FA가 투자자문사와 계약을 체결한 증권사 상품을 판매할 경우 통상 판매 및 매매 수수료의 70%를 수취한다. 이 가운데 5~10%를 투자자문사가 중개 보수 명목으로 가져간다. 투자자문사는 이와 별도로 FA를 통해 확보한 투자자에게 자문 등을 제공하고 자문수수료 등으로 부가 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투자자문사가 여러 FA와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박리다매 수입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FA가 끌어오는 고객이 많을 수록 다양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투자자문사의 역할이 늘어난다.
투자자문업계가 FA를 활용한 플랫폼 사업에 주목하는 이유다. 과거 명성을 떨쳤던 투자자문사는 최근 적자에 시달리며 부침을 겪고 있다. 투자자문업과 투자일임업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 20년 가까이 투자자문업을 영위해온 한가람투자자문이 청산 절차에 들어가는 등 투자자문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자문사와 FA 계약이 늘면서 독립투자자문사(IFA)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금융당국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판매사에 얽매이지 않고 금융상품 판매를 권하고 자문수수료로 수입을 거둬들이는 IFA제도를 지난 2017년 5월경 도입했다.
제도 도입 2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IFA로 등록한 사업자는 단 한곳도 없다. 자문 수수료로 수입을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중개 수수료조차 받지 못하는 IFA제도는 환영받지 못했다. IFA제도가 주춤한 사이 FA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플랫폼 사업자를 자처하는 사업자가 시장을 선점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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