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를 움직이는 사람들]10년간 태양광 이끈 김희철, 김동관 파트너 낙점⑨해외시장 진출 이끌며 주목…전문성·추진력 겸비, 신사업 지휘 두각
최은진 기자공개 2019-07-22 08:21:26
[편집자주]
한화그룹은 '위기에 강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승연 회장이 총수에 오른지 40년이 지난 현재 모태인 방산업을 넘어 화학·태양광·금융·호텔 등을 아우르는 재계 7위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총수 부재의 상황에서도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며 몸집을 키운 결과다. 김승연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 하에 움직이던 경영스타일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 가능한 자율경영 방식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더벨은 한화그룹을 움직이고 있는 주역들을 조명해 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9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희철(사진)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대표이사 사장은 그룹 내 최고의 화학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대 화학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마친 그는 '우수 공학기술인' 모임인 한국공학한림원 회원이기도 하다.그는 한화그룹이 태양광 시장에 진출할 당시 총괄 책임자로 활약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태양광 및 화학사업을 맡을 차기 후계자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김 전무의 경영 시험대인 태양광 사업을 궤도 위에 올리고 승계 밑그림을 그리는 데 김 사장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 화학 전문가…연구원·경영기획실 두루 거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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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 학사와 석사, 워싱턴대학교세인트루이스교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겸임교수를 지낸 바 있을 정도로 관련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엄격한 다단계 업적 심사와 기술연구 평가로 뽑은 한국공학한림원 회원이라는 점에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는 1988년 한화케미칼(옛 한양화학)에 입사해 엔지니어 및 연구 업무를 두루 경험했을 뿐 아니라 IMF 외환위기 당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 하는 역할까지 맡으며 당시 대표이사였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눈에 띄었다. 이후 경영기획담당 상무 자리에 올라 석유화학 자회사 분리, 중국법인 설립 등을 지휘하며 입지를 공고히 했다.
김 사장은 2006년 한화첨단소재(옛 한화L&C) 자동차부품사업부장으로 이동하면서 다시 한번 그룹에서 주목 받았다. 김 회장이 강드라이브 걸었던 '글로벌 경영'을 실현시킨 인물로 회자되면서다. 미국에 자동차 부품공장인 '맥스포마플라스틱(MaxForma Plastic LLC)'를 세우고 자동차 경량화 부품 세계1위 기업인 미국 아즈델사를 인수하면서 탄탄한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전문성과 추진력을 활용해 다양한 신사업을 진두지휘 하며 성과를 이끈 그는 2011년 그룹의 성장 전략인 태양광 사업을 맡게 됐다. 승계 후보자인 김동관 전무와 합을 맞추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다. 김 사장이 중국 한화솔라원 대표이사를, 김 전무가 기획실장을 맡으면서 태양광 사업을 본격화 했다.
김 사장은 태양광 사업의 초창기에 인프라 구축, 영업 및 전략 등을 총괄하면서 구석구석을 챙겼다. 당시 김 회장의 지시에 따라 김 사장이 직접 미국 실리콘밸리까지 찾아가 핵심 인력들을 일일이 만나며 영입하는 일도 맡았다. 미국 태양광연구소에서 30년간 일한 베테랑 전문가 여러 명을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일화는 꽤 유명하다.
이밖에 미국 실리콘밸리 산타클라라(Santa Clara)에 태양광 연구소를 설립하고, 독일의 세계적인 태양광 셀 제조업체 큐셀(Q-Cells)을 인수하는 등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플레이어로 자리매김 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잉곳·웨이퍼·태양전지(셀), 모듈(한화솔라원)·발전소(한화솔라에너지)에 이르는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도 그의 손에서 구축됐다.
◇'태양광 안착' 공동목표…승계 앞두고 실적 회복 사활
현재 김 사장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큐셀부문 대표이사와 한화큐셀( Hanwha Q CELLS Co., Ltd.) 대표이사를 겸직하면서 10년째 태양광 사업을 이끌고 있다. 김 전무는 한화큐셀 CCO(Chief Commercial officer)로 활약하며 영업·마케팅·사업개발 등을 총괄하고 있다. 김 사장과 김 전무가 합을 맞춘 지도 벌써 10년이 흘렀다. 두 사람은 직장상사나 후계자라는 타이틀을 떠나 든든한 조력자이자 운명 공동체가 됐다는 평가다.
김 전무는 그룹 총수 후계자로 경영능력을 평가받는 차원에서, 김 사장은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뒤를 잇는 후임으로 성장하는 차원에서 태양광 사업이 성공적으로 그룹 수익원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전사적으로 태양광 사업을 밀어주는 데 따른 실적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보조금 축소와 미국 세이프가드 영향 등으로 타격을 입은 데 따른 부진이 한동안 이어지며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김 사장은 큐셀코리아를 합병하며 마진율을 높이고 생산성을 확대하는 등의 방안으로 '버티기'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올 들어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업황이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기대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승계가 임박했다는 관점에서 올해 김 사장의 역할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올 가을 김 전무의 결혼을 기점으로 승계가 가속화 될 것으로 관측되는데, 이를 뒷받침 해 줄 태양광 실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김희철 사장은 그룹 내에서 뿐 아니라 관련 업계에서도 이름을 날릴 정도로 태양광·화학 분야 최고의 전문가"라며 "김동관 전무와 10년간 태양광 사업을 이끌 운명 공동체로 그를 발탁하게 된 배경 역시 전문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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