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 미래에셋 투자 덕 부채비율 1/10로 선수금 대거 이전으로 부채비율 '1880%'…5000억 투입 뒤 114%로 줄어
김장환 기자공개 2019-07-26 08:22:36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5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운영 중인 네이버페이의 물적분할을 결정하면서 새롭게 설립될 회사의 수익과 재무 여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지도 관심을 끈다. 결론적으로 신생 회사의 매출 규모는 상당 수준일 것으로 보이지만 재무구조는 '배드(Bad) 컴퍼니'에 가까운 상태일 것으로 분석된다.회사 분할과 동시에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래에셋증권이 5000억원을 투입하면 부채비율은 1880%대에서 114%대로 줄어든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향후 IPO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엑시트 기회를 주게 된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가칭)'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이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오는 9월 20일 개최하기로 했다. 주총을 거쳐 안건이 통과되면 오는 11월 1일 네이버파이낸셜 설립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분할 직후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5000억원대 자금을 투자받는 계획도 수립해뒀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 사업을 키우기 위해 2015년 6월 만든 일종의 핀테크 사업이다. 네이버쇼핑은 입점주들로부터 받는 광고비보다 수수료 수익이 훨씬 크다. 네이버페이를 이용한 네이버쇼핑 실구매 고객들이 늘어난다면 네이버의 수익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 네이버페이는 현재 삼성페이 뒤를 잇는 시장 점유율 2등 사업자로 자리잡고 있다.
네이버가 네이버페이 분사를 선언한 것은 그동안 네이버쇼핑에 치중됐던 사업 영역을 보다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업계는 이를 간편결제뿐 아니라 대출과 보험 등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고 있다. 분사를 통해 설립될 네이버파이낸셜은 카카오뱅크를 앞세워 인터넷은행 시장에 진출하며 금융사업 확장을 추진 중인 카카오와 치열한 경쟁 구도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매출 측면에서 상당한 규모를 선보일 전망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페이 매출은 3095억원이다. 올 1분기 들어서는 전년 동기 보다 매출 규모가 더욱 확대됐다. 네이버페이 사업부 매출이 포함되는 네이버 IT플랫폼 부문의 올 1분기 매출은 992억원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9% 가량 외형이 늘었다. IT플랫폼 부문 매출의 대부분은 네이버페이 몫인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페이의 월 거래액이 상당 수준이었다는 점을 볼 때 분사 후 안정적 매출 흐름은 지속해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네이버페이의 월 거래액은 약 1조원에 달한다. 거래액의 80% 이상은 네이버쇼핑에서 발생하고 있다. 분사 후 오프라인 결제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게 되면 네이버쇼핑 매출 편중 현상이 해소되고, 또 전반적인 매출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규모는 상당 수준이지만 재무적 측면에서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네이버페이만의 자산과 부채 등 재무 내역을 보면 신생 회사의 건전성은 크게 부실하다.
네이버파이낸셜로 승계될 네이버페이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6432억원 가량이다. 부채총계는 6108억원으로 자본총계가 325억원에 불과해 부채비율이 1880.3%에 육박한다. 인터넷 결제 등 사업 관련 선수금이 대거 이전될 수밖에 없는 상태여서 '굿(Good) 컴퍼니'로 출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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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미래에셋증권을 투자자로 끌어들이기로 한 것도 결국 이 때문으로 보인다. 대규모 외부자금 수혈 없이는 사업 유지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계획안처럼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5000억원대 자금을 투자받을 경우 네이버파이낸셜은 자산총계 1조1432억원, 부채총계 6108억원 규모 회사가 된다. 자본총계는 5325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14.7%까지 떨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네이버는 향후 네이버파이낸셜의 상장(IPO) 절차를 단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약속이 없었다면 미래에셋증권의 대규모 투자금 유치도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이 이 과정에 투자금 회수를 단행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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