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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건설' 벽 넘은 호반, 해외사업 진출은? 매출구조 국내 주택 편중…해외로 눈 돌리나

고진영 기자공개 2019-08-01 08:06: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31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택사업 '외길'을 걸어온 호반건설이 10대 건설사 입성에 성공했다. 그간 인지도가 낮아 고민이었던 호반건설로선 고대했던 결과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지를 놓고는 사업구조 다각화가 관건으로 꼽힌다. 해외 진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31일 "아직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건은 없지만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해외사업을 위한 인수합병 기회 등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해외사업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작은 딜부터 접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플랜트 분야보다는 노하우가 쌓인 주택 분야를 타깃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했을 때 역시 김 회장은 대우건설이 동남아 등에서 확보해 놓은 인프라 등을 통해 해외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해외사업은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크지만 인수를 통해 진행하면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호반건설의 현금성자산은 6967억 원, 잉여현금흐름(FCF)은 3059억 원으로 인수합병에 쓸 곳간도 여유롭다. 부채비율은 19.5%에 불과해 사실상 무차입경영이다.

호반건설의 약점은 단순한 사업 포트폴리오다. 해외건설종합서비스에 따르면 '2019년 종합건설업자 시공능력평가'에서 10위 안에 든 건설사 가운데 해외사업을 하지 않는 곳은 호반건설뿐이다.

1위부터 차례로 해외수주 현황을 보면 삼성물산은 지난해 35억 달러, 현대건설 13억 달러, 대림산업 13억 달러, GS건설 9억 달러, 대우건설 20만 달러, 포스코건설 12억 달러, 현대엔지니어링 49억 달러, 롯데건설 7억 달러, HDC현대산업개발은 2억 달러 규모를 수주했다. 호반건설에 밀려나 11위로 떨어진 SK건설 역시 지난해 29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해외에서 따냈다. 해외사업 비중이 미미한 롯데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매출의 40% 정도를 해외에서 내고 있다.

반면 호반건설은 국내 주택사업에서만 한 우물을 파왔다. 계열 시행사들을 동원해 택지를 확보하고 직접 분양과 시공을 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꾸리면서 20여 년 만에 매출 5조 원을 넘는 대기업집단으로 컸다. 시공능력순위는 2009년 77위에 불과했으나 2018년 16위, 올해는 10위로 뛰었다. 계열사였던 호반(옛 호반주택건설)을 지난해 흡수한 효과가 크지만 가파른 속도임은 여전하다.

문제는 지금처럼 단조로운 사업구조로 이 위치를 길게 가지고 갈 수 있느냐다. 호반건설은 부동산 경기 호황에 편승해 급성장했지만 이제 사정이 달라진 지 오래다. 국내 주택시장은 정부의 정책 변화로 공공택지 공급이 줄고 분양도 어려워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의 주택 인허가실적은 22만6594가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9.2%, 5년 평균과 비교해서는 20.4%나 감소했다. 올해 분양 예정 물량은 지난해보다 1만 가구 줄어든 27만 가구다.

호반건설도 시황을 감안해 택지개발에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 호반건설의 공급주택 가구 수는 2014년 1만5020가구, 2015년 1만8230가구, 2016년 1만1840가구 등 매년 1만 가구를 웃돌았다. 하지만 2017년 들어 8028가구 지난해는 4000여 가구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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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무엇보다 강남권 재개발 사업을 해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호반건설이 아무리 싸게 들어가도 강남권 주민들이 호반건설을 선택하지 않는다"며 "호반건설이 10대 건설사라는 타이틀을 유지해 위상을 높이려면 지금 같은 사업구조로는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물론 호반건설이 리스크 높은 해외사업에 쉽게 손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신중한 사업 스타일을 보여온 데다 이미 확보해둔 주택용지가 넉넉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 플랜트 사업보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과 위험도가 낮은 해외 주택사업을 시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호반건설은 매출 구조를 정확히 공개하고 있지 않으나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80~90%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나머지는 토목과 조경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2019년 시공능력평가에서도 건축능력평가액은 4조 원이었지만 토목능력평가액은 4500억 원에 그쳤다.

최근에는 호반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호반호텔앤리조트를 통해 레저사업에도 손을 뻗고 있다. 다만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기준 연간 매출이 455억 원으로 아직 크게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으로 2조3000억 원의 착공 계약잔액(자체분양 포함)과 재건축 수주잔고 1만7000세대 규모를 보유했다. 계열 전체적으로는 8조7000억 원 수준의 예정 사업예정사업 물량(분양대금 기준)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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