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션, 적극적 M&A…제일기획 벤치마킹? D&G 이어 웰컴그룹 인수…닮은 꼴 성장방식
김성진 기자공개 2019-08-02 08:17:46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1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광고사 이노션이 해외기업 인수합병(M&A)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노션은 2015년 상장 이후 두 번째로 해외 기업을 인수했다. 이노션은 적극적인 M&A로 외형성장과 함께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활발한 M&A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향상시킨 제일기획의 전략과 닮아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노션이 제일기획의 성장전략을 벤치마킹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1일 이노션은 호주 광고대행사 웰컴그룹(Wellcome Groupe Limited)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투자금액은 1836억원이며 이노션은 이번 투자를 통해 웰컴그룹 지분 85%를 소유하게 된다. 웰컴그룹은 호주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 자회사를 운영하며 세계 다양한 브랜드의 광고를 대행하고 있다.
◇D&G에 이어 웰컴그룹 인수
이노션이 해외 광고대행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2017년 말에는 미국 광고대행사 D&G(David&Goliath, D&G)를 인수했다. D&G는 영화제작사 유니버설스튜디오와 방송채널 에이치비오(HBO)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제작사다. D&G는 20년 가까이 기아차의 미국 법인 광고 대행을 맡으며 현대차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이노션은 D&G 인수를 통해 외형성장을 이뤘다. 이노션은 지난해 전년 대비 20% 증가한 4719억원의 매출총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해외자회사들이 매출신장을 이끌었다. 국내 매출총이익이 142억원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해외자회사들의 매출총이익은 645억원 증가했다. 여기에는 D&G 연결효과도 포함됐다. D&G는 미주 전체 매출총이익의 22%에 해당하는 523억원의 매출총이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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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웰컴그룹 인수를 통해서는 디지털 역량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웰컴그룹은 디지털 컨텐츠 제작 및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디지털 광고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노션은 웰컴그룹이 가진 디지털 기술력을 확보해 향후 광고제작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노션은 향후에도 꾸준히 M&A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노션은 지난 2015년 상장 당시부터 공격적인 해외기업 인수를 예고했었다. 이노션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으로 특정 기업들을 검토한다기보다는 꾸준히 M&A를 늘려가기로 방향성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노션은 올해 2분기 기준 1조4800억원의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추가적인 해외기업 인수를 위한 자금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일기획이 기틀 마련한 이노션의 성장전략
이노션의 M&A 성장전략은 제일기획이 기틀을 마련했다. 제일기획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외형성장을 이루고 기술력을 확보한 모범 사례다. 제일기획은 2008년 영국 광고사 BMB(Beattie McGuinness Bungay)를 시작으로 TBG(The Barbarian Group), 맥키니(Mckinney) 등 10개가 넘는 업체들을 인수해왔다. 지난해에도 루마니아의 센트레이드(Centrade)와 인도의 익스피리언스커머스(Experience Commerce), 미국의 89 디그리스(89 Degrees) 등 3 곳을 품에 안았다.
제일기획의 M&A를 통한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은 실적으로 나타났다. 제일기획이 지난해 거둔 1조828억원의 매출총이익 가운데 72%에 달하는 7800억원이 해외자사들로부터 발생했다. 해외자회사들의 2014년 매출총이익이 53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4년 만에 매출총이익이 47% 성장한 셈이다.
제일기획은 최근 들어서도 해외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총이익 5600억원 중 75%는 해외자회사들이 책임졌다. 지난해 전체와 비교해서는 해외사업 비중이 3% 포인트 올랐다. 유럽, 북미, 중남미 등 해외 지역에서 매출총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18%, 29%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이노션이 제일기획의 적극적인 M&A를 통한 성공을 지켜보고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광고업계 후발주자로서 성공적인 사례를 남긴 제일기획의 검증된 전략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다만 벤치마킹이라기보다는 참고 수준이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전문가는 "광고업계에서 M&A는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제일기획과 이노션이 해외기업 투자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세웠는지 자세히 비교해봐야 벤치마킹 여부를 따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제일기획이 우리나라 광고업체 중 처음으로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한 만큼 이노션이 상당 부분 참고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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