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8월 02일 13: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부터 저축은행에 적용될 예대율 규제가 소폭 완화될 예정이다. 예대율 계산 시 예수금에 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을 최대 20%까지 포함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이번 규제 완화의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계산 시 분모인 예수금에 은행 자기자본을 최대 20%까지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감독규정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은 현재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받는 상황이다. 규제위를 통과하면 추후 법제처 심사를 거쳐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적용될 예정이다.
지난 3월 금융위는 중장기적으로 저축은행(대출잔액 1000억원 미만 제외)에 대한 예대율 규제를 시중은행과 동일한 100% 수준까지 확대하는 상호저축은행 감독규정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 내년에는 110% 수준으로 도입하고 2021년까지 100% 이하를 유지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은 앞선 시행령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업계는 규제 완화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저축은행에서 꾸준히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규제 완화 움직임은 업계와 당국 사이 소통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규제 완화의 실효성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기자본의 일부를 예수금에 더해도 개선되는 비율 자체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6월 발표한 '2019년 1분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저축은행의 예수금과 대출금은 각각 60조 1656억원, 59조 5915억원을 기록했다. 예대율은 99.05%를 기록했다. 당시 자기자본 7조 9073억원의 20%를 예수금에 더해 적용하면 예대율은 96.5%가 된다. 최대 수준을 적용해도 하락폭이 3%포인트가 채 안 되는 것이다.
예대율 규제 도입 시 기대했던 본래 정책효과를 충분히 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국은 저축은행의 대출, 특히 고금리대출에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로 예대율 규제를 도입했다. 예대율 산정 시 고금리대출에는 가중치를 부여하고 서민정책상품의 경우 대출금에서 제외된다.
예대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예수금을 늘리거나 대출금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대출을 줄이기보다는 예금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저축은행은 유동성비율(3개월 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부채 대비 유동성 자산을 100% 이상으로 유지)을 관리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금리를 높여 수신을 확보하기도 한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하면서 수신 확보가 수월해진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더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금리만 높이면 수신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며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굳이 대출을 줄이기보다는 예금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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