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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박현주' 도전 황성환표 공모펀드 '이목집중' [성장가도 타임폴리오자산운용]⑦내달 공모펀드 첫 출시..단계적 소프트클로징, '공룡펀드 저주' 피한다

최필우 기자공개 2019-08-07 13:06:0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5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처음으로 선보이게 되는 공모펀드는 업계의 모든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소수의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펀드를 넘어 대중을 상대로 한 공모펀드까지 히트를 치게 되면 펀드 신화를 만든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현 미래에셋대우 홍콩 회장)의 명성에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외형이 커질수록 수익률이 하락하는 이른바 '공룡펀드의 저주'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 자사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구조를 우선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헤지펀드 운용에 집중하면서 투자자 외연을 넓혀가는 점진적인 성장 전략을 택한 셈이다. 이는 '제2의 박현주'가 되기 위해 투자 자산군 확대와 전략 보완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전략에 집중…판매사 외연 '확' 넓힌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지난 2016년 사모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공모 재간접펀드 제도가 논의될 때부터 재간접펀드 구조를 염두에 뒀다. 당초 같은 운용사 상품을 50%까지만 편입했어야 했지만 기준이 100%로 완화되면서 공모펀드 출시를 결심했다. 공모 운용사 전환만 가능하다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헤지펀드에 100% 재간접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를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사모재간접펀드 구조를 고집하는 것은 가장 잘하는 전략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롱숏(Long Short)과 대체투자를 양대 축으로 삼는 멀티전략(Multi-Strategy)을 사용한다. 사모재간접펀드를 출시하면 투자자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기존 펀드 운용에 집중할 수 있다. 대형 자산운용사처럼 백화점식 펀드 출시는 지양한다는 방침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대중으로 고객 외연을 넓히면서 명가로 발돋움 한다는 목표다. 황 대표는 주식으로 부를 일군 후에도 "돈만 많은 아저씨가 되고 싶지 않다"며 운용업계에서의 성공을 목표로 삼았다. 공모펀드 출시는 그가 헤지펀드 강자에서 전국구 스타 매니저로 거듭나기 위한 첫걸음인 셈이다. 퇴직연금펀드 출시해 국민 노후소득 보장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판매사 정책에도 변화를 준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소수 판매사에서 펀드를 판매해 왔다. 이 판매사들은 투자자문사 시절과 운용사 전환 초기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자리를 잡을 수 있게 해준 곳이다. 기존 판매사에서 아직도 초과 수요가 있어 판매 채널을 확대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공모펀드는 포괄위탁판매 계약을 맺은 20여개 판매사 모두 판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은행권 고객 확보도 신경쓰는 대목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올해 KB국민은행에 펀드를 론칭했다. 공모펀드 출시에 앞서 은행 고객 사이에서 인지도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다만 투자 성향이 보수적인 은행 고객들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을 아직 '루키'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9월 출시되는 상품으로 중장기 트랙레코드를 입증해야 공모 자산운용사로 성장세가 궤도에 오를 수 있다.

◇거듭되는 진화…공모형 헤지펀드 '시금석' 될까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공모펀드는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기존 공모펀드 운용사들처럼 외형이 커지면 수익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들이 증시 고점에 대거 펀드에 가입하고 매니저들이 규모가 커진 펀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부진하면 대거 환매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같이 공모펀드가 침체된 사이 오히려 가입자 수가 49인으로 제한되는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역시 급하게 외형을 키우지 않아 꾸준한 성과를 내는 게 가능했다. 소수 판매 채널을 유지하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신규 펀드를 설정하지 않았다. 현재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설정액은 1조원을 넘어섰지만 공급 제한 영향으로 가입 수요는 이를 한참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이같은 기조를 공모펀드에도 유지한다. 첫번째 공모펀드 출시 후 2000억원의 자금이 모이면 소프트클로징을 단행하기로 했다. 공모펀드 운용사 전환을 준비하면서 운용역을 꾸준히 늘려온 만큼 2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감당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보다 많은 자금이 단기간에 유입될 경우 기존 펀드 가입자들의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 소프트클로징 후 펀드가 안정 궤도에 오르면 다시 자금을 모집한다는 방침이다.

해외투자 확대도 필수다. 매니저와 리서치 인력을 보강한다 해도 국내 증시 만으로는 외형 확대에 발맞춰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펀드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해외투자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현재 운용자산 중 1000억원을 싱가포르 법인이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싱가포르 법인의 트랙레코드가 쌓이면 해외 비중 확대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투자 자산군을 늘리는 게 필요하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지난 2016년 대체투자본부를 신설하고 메자닌과 비상장주식 투자 비중을 대폭 늘리고 있다. 해외법인 신설과 마찬가지로 자산군 확대 역시 시의적절한 판단이었다는 평이다. 아직 성과를 판단하긴 이르지만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의사결정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추가적인 발전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매니저 성과평가 기준과 근무 문화가 달라 상장주식 특화 운용사가 대체투자 조직을 별도로 구축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해외법인 신설 등 경영 측면에서 황 대표의 결단력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제2의 박현주'라는 수식어가 제일 잘 어울리는 매니저가 아닐까 싶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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