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삼성전기, 애증의 기판사업…PLP 매각에도 5년적자PLP 삼성전자에 매각하며 감가상각비 부담 덜어…연내 흑자는 어려울듯
김슬기 기자공개 2019-08-07 08:21:59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6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에 있어서 기판솔루션 부문은 애증의 존재이다. 기판솔루션 부문은 2018년까지 5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보며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삼성전기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판솔루션 부문 내에 PLP(패널레벨패키지·Panel Level Package) 사업을 키워왔다. 하지만 최근 PLP 사업을 접고 이를 삼성전자에 매각했다. 기판솔루션 사업은 몸집을 가볍게 했지만 여전히 연내 흑자전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윤태 사장의 행보를 살펴보았을 때 향후 추이를 보고 사업부 정리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 기판사업, 꾸준한 적자 기록…올해도 흑자전환 요원
삼성전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판솔루션 부문의 매출액(연결기준)은 346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기대비 5%, 전년동기대비 16% 늘어난 수준이었다. 컴포넌트솔루션 부문과 모듈솔루션 부문은 같은기간 각각 7816억원, 81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로만 보면 기판 쪽은 전체 매출액(1조9577억원)의 18%를 담당하고 있다. 기판솔루션 부문은 인쇄회로기판사업을 담당하는 곳으로 반도체패키지기판과 고밀도다층기판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영업이익을 보면 양상이 달라진다. 삼성전기는 이번 분기 각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시장 내 추정자료를 보면 기판솔루션 부문의 영업손실폭은 240억원선으로 예측된다. 그간 부담으로 작용했던 기판 내의 PLP사업을 삼성전자에 매각하면서 재무적인 부담을 덜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기와 삼성전자는 지난 4월말 이사회 의결을 통해 PLP사업을 6월1일자로 양도했다. 매각으로 얻는 금액은 총 785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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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P사업 양도 후 기판사업 실적은 소폭 조정됐다. PLP사업에 투자한 비용을 지난해 3분기부터 감가상각비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조정된 손익으로 보면 올해 1분기 기판사업의 영업손실폭은 197억원이며 2018년 조정손실은 1070억원대로 내려간다. 당초 2018년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기판솔루션 부문 영업손실은 1879억원이었다.
PLP사업 투자는 2016년부터 진행됐으나 2018년 삼성전자 웨어러블용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패키지 양산을 시작해 지난해 8월 갤럭시 워치 패키징이 적용됐다. 감가상각은 관련 사업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지난해 3분기부터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판사업 부문은 PLP사업을 제외하더라도 꾸준히 적자를 보여온 사업부였다. 2013년말 1602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4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2014년에는 488억원, 2015년말 883억원, 2016년말 1196억원, 2017년말 698억원 가량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는 1000억원대의 손실을 봤고 올해 역시 적자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509억원, 2020년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올해 72억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봤다.
기판사업이 적자로 돌아선데에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가가 떨어진 데 있다. 2013년만해도 반도체패키지기판 1㎡당 단가가 206만원선이었으나 2014년에는 177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고밀도다층기판의 경우도 같은기간 1㎡당 단가가 73만원대에서 70만원대로 낮아졌다. 반도체패키지기판은 이후에도 가격 하락을 거듭하면서 157만원대까지 내려왔고 고밀도다층기판은 2016년 50만원대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98만원까지 올라왔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기판사업 쪽에서 실적개선에 대해 기대를 걸고 있지만 흑자전환은 무리라는 평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PLP 매각에도 불구하고 북미 전략 거래선향 리지드-플렉시블 인쇄회로기판(RF-PCB) 부진으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고 주기판(HDI)의 적자가 계속됐다"면서도 "하반기에는 RF-PCB 공급 증가로 단기적인 시각보다는 긴호흡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관계자 역시 "대외여건이 부진함에 따라 향후 전망을 하기는 어렵지만 고객사의 신규모델 출시와 함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향 PF-PCB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면서 이에 따른 기대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 이윤태 사장, 사업부 다이어트 본능
삼성전기는 이윤태 사장 취임 이후 꾸준히 적자 사업부를 정리하는 등 사업효율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 사장은 2014년에 삼성전기를 맡으면서 장수 최고경영자(CEO) 중에 하나로 꼽힌다. 그는 삼성전자에 1985년 입사해 30여년간 삼성전자에 몸담았다. 그는 시스템LSI사업부, LCD사업부 등을 거쳤고 2012년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삼성디스플레이의 LCD개발실장(부사장)을 지냈다.
이 사장 취임 이후 삼성전기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중단하고 회사의 사업구조를 차차 바꿔나가고 있다. 정보기술(IT) 중심에서 전장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특히 컴포넌트솔루션에 속한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기는 2015년 9월 디지털모듈사업부문(현 모듈솔루션 부문) 내 파워모듈(전자기기 전원공급부품) 및 전자튜너(영상송신 변환장치), 전자가격표시장치(ESL) 등 3개 사업부문을 분사시켰다. 해당 기업은 솔루엠으로, 삼성전기는 자산양수도를 통해 1519억원을 확보했다. 또 올해에는 무선충전사업부(210억원)를 켐트로닉스에 매각했고 PLP사업 역시 삼성전자에 매각했다.
업계에서는 지속적인 사업부 정리 등을 감안했을 때 삼성전기 기판사업부의 체질개선 역시 계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판사업의 경우 적자를 꾸준히 기록하면서 사업정리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왔다"면서 "다만 현재 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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